'영 탈모' 샴푸 전쟁…'2030 탈모+정수리냄새' 잡는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11.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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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닥터그루트와 아모레퍼시픽 라보에이치, 탈모샴푸 1위 TS샴푸에 도전

(왼쪽부터) TS트릴리온의 TS샴푸,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 샴푸, 아모레퍼시픽의 라보에이치 샴푸 이미지 (왼쪽부터) TS트릴리온의 TS샴푸,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 샴푸, 아모레퍼시픽의 라보에이치 샴푸 이미지


4050 남성이 주 고객이던 탈모샴푸 시장이 20대 여성 중심으로 재편되며 시장 파이가 확대되고 있다. 젊은 나이에도 스트레스로 탈모를 고민하는 20대와 청소년기 호르몬 분비로 '정수리냄새'를 고민하는 10대를 겨냥한 '영탈모' 시장이 확대되면서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에서 브랜드간 '탈모샴푸 전쟁'이 시작됐다.



25일 CJ올리브영이 올해 초부터 11월 19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탈모 및 두피 샴푸 매출은 전년비 52% 증가했다. 동 기간 전체 샴푸 매출은 11%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탈모·두피관리 기능성 제품을 찾는 수요가 훨씬 크게 증가한 것이다. 2030 구매 비중이 전년비 10%포인트 늘며 '영탈모'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브랜드별 샴푸 시장 점유율은 TS트릴리온의 TS샴푸가 16.9%로 1위를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 '려' 13.3%, LG생활건강 엘라스틴(8.9%) 애경산업 케라시스(8.6%)가 뒤를 이었다.



TS트릴리온은 고가의 기능성 탈모 샴푸 'TS샴푸'로 탈모 시장을 일찍 선점하는데 성공했다. TS샴푸의 2015년 샴푸시장 점유율은 2%에 불과했으나 5년 만에 탈모 샴푸시장의 성장과 함께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최근에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의 탈모시장을 정조준한 신규 브랜드가 TS샴푸의 뒤를 바짝 추격하면서 탈모샴푸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2017년 론칭한 탈모 전문 헤어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는 일반적인 탈모샴푸가 가진 전형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매력적인 향기를 앞세워 영 탈모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유럽 명품 향료 제조사의 천연 아로마 블렌딩 향기를 첨가해 10대~30대 초반 여성 고객을 사로잡았다. 2020년 8월 기준 닐슨데이터에 전체 샴푸 시장에서 닥터그루트의 점유율은 6%까지 올라왔다.

특히 닥터그루트는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거슬리는 '정수리냄새'를 제거하는 마스킹 특허 기술로 주목받았다. 청소년은 남녀를 불문하고 청소년기 호르몬으로 인해 독특한 '정수리냄새'가 나는데 강남 송파구의 한 지역 맘카페에서 "닥터그루트 샴푸가 청소년 정수리냄새 제거에 좋다"는 입소문이 돌며 대박이 났다. 2017년 브랜드 론칭 이후 누적 판매량이 1000만개를 넘어섰다.


CJ올리브영의 헤어케어 제품 코너 사진/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의 헤어케어 제품 코너 사진/사진=CJ올리브영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론칭한 '라보에이치'도 두피케어를 중심으로 영탈모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올리브영을 비롯한 H&B스토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월 아모레퍼시픽은 10년 연구 끝에 '녹차에서 찾은 유산균 발효용해물'이 두피 장벽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두피 스킨케어 브랜드 라보에이치를 론칭했다.

두피도 얼굴 피부처럼 매일 스킨케어하자는 컨셉의 라보에이치는 출시하자마자 20대 여성에 큰 인기를 끌며 네이버 베스트 탈모샴푸 1위(6월29일 기준)에 등극했다. 라보에이치의 탈모증상완화 샴푸 3종(두피강화, 두피쿨링, 민감더마)은 출시 이후 2분에 1개씩 팔려나가면서 두피·탈모전문 샴푸로 시장에 안착했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수석연구원은 "탈모케어 시장은 모발 손실에서 얇고 힘없는 모발과 두피를 관리하는 영역으로 시장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젊은 여성들이 스트레스와 잦은 염색, 펌으로 탈모나 모발 손상을 경험하면서 20대의 탈모 문제를 해결해주는 제품 소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화장품 시장에서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이 보편화된 것처럼 향후 기능성 헤어케어 제품 시장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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