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새 주인, 입찰 마감 결과 '현대重 vs 유진'으로 압축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김소연 기자 2020.11.2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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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두산인프라코어 새 주인, 입찰 마감 결과 '현대重 vs 유진'으로 압축


현대중공업그룹과 유진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 입찰에 참여하며 새 주인 경쟁은 '양강체제'로 굳어졌다. 당초 유력 인수후보로 꼽힌 GS건설은 본 입찰에 불참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24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 (65,200원 ▲300 +0.46%)는 공시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7,970원 0.00%) 인수 참여를 위한 본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유진그룹 계열사인 유진기업도 마찬가지로 본 입찰제안서를 냈다.



막상 본 입찰을 마감하자 적격 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대부분 후보업체들이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물론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이스트브릿지 등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예비 인수후보였지만 최종적으로 본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 소송 관련 우발채무는 이번 인수전의 최대 변수가 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1년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지분 20%를 국내 사모펀드 등에 매각했는데 IPO가 무산되자 이들 사모펀드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1심은 두산이, 2심은 사모펀드가 각각 승소했다. 두산이 만약 최종 패소할 경우 배상금은 최대 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5.41%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 가격은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소송 리스크가 그만큼 큰 셈이다.

이에 따라 일단 본입찰은 현대중공업그룹과 유진그룹 간 양 파전으로 진행된다.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게 되면 건설기계 사업 확장을 노릴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함께 국내 양대 건설기계업체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에 안으면 국내 시장 지배력 강화는 물론 글로벌 건설기계 빅5 도약도 가시권이다.


건자재 사업을 하는 유진그룹도 건설기계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2011년 하이마트를 사들이며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운 노하우도 있다.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연내 매각이 성사되면 두산그룹의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도 8부 능선을 넘는다. 그동안 계열사 및 자산 매각,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연내 매각 성사 여부는 여전히 DICC를 둘러싼 '우발채무 부담 해소'에 달렸다는 평이다. 예비입찰 당시 두산은 해당 우발채무를 책임지겠다고 인수 후보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 입찰까지 우발채무의 구체적 해결 방안은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으로서는 최대한 높은 몸값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우발채무 부담에 관한 협상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선정될 우선협상대상자와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금력을 갖춘 GS건설의 불참 선언은 의외라는 목소리다. GS건설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한 사업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됐다. 주력인 건설사업과 건설기계 사업을 잇는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며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해외 영업·마케팅 창구를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 효과도 노릴 수 있어서다. 이 밖에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등도 실제 인수전에선 발을 뺐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법인인 DICC 소송 관련 우발채무 불확실성이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각에서는 실사 자료도 불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다만, GS건설의 경우 이번 인수전에서 아예 손을 뗀 것이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적격 예비인수후보에 포함된 만큼 본 입찰 이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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