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사진=뉴시스
블링컨 "北 핵포기 전 평화조약, 美 외교안보 기조에 배치"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초대 국무장관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제이크 설리반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사실상 내정했으며 24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든 당선인과는 2002년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8년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 외교안보자문역을 맡는 등 18년간 바이든 당선인과 함께한 '충복'이다. 올해 대선 바이든 캠프에서도 수석 외교정책 고문으로 활약했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북핵 문제에 있어서도 '단호한 원칙'을 강조하는 강경 노선을 펴왔다. 2016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무부 부장관 자격으로 대북제재 강화를 주도한 그는 지난 9월 미국 지상파 CBS에 출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목하며 '세계 최악의 폭군'이라고 비난했다.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를 드러내왔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을 당시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도 전에 평화조약부터 논의하려는 그들의 바람을 들어주려는 것 같다"며 "이는 미국의 오랜 외교안보 정책기조에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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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반 전 보좌관도 대북 정책에 있어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측근이었던 그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을 통해 "북한이 협상장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압박을 크게 강화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동안 북한은 대화를 통해 이득만 취할 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이 평화협정이나 핵무기 포기에 대해서 진지한 협상에 임할 것이란 기대에 대해 큰 회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압박을 이어가는 게 필요하다"며 "중국을 대북 압박에 동참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안보회의 법률부고문,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 전 미 국무부 부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미 국토안보부 부장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라이베리아주재 미국대사. / AFP=뉴스1
35년 경력을 가진 흑인 여성 외교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는 유엔대사로 발탁됐다. 라이베리아·스위스·파키스탄·케냐·감비아·나이지리아·자메이카 등 4개 대륙에 걸쳐 외교 무대를 누빈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선 아프리카 담당 정책 차관보를 지냈다.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국가정보국장(DNI)에도 여성인 애브릴 헤인스가 지명됐다. 국가정보국장에 여성이 지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헤인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법률부고문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법률고문을 맡은 바 있다. 최초의 여성 중앙정보국(CIA) 부국장도 역임했다.
국토안보부 장관으로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이 내정됐다. 마요르카스 전 부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때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의 추방을 유예하는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