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새로 쓴 코스피…변수 많은데 왜 이렇게 오르지?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김영상 기자 2020.11.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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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49.09포인트(1.92%) 오른 2602.59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3.11포인트(0.36%) 오른 873.29, 환율은 3.90원 내린 1110.40원에 마감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49.09포인트(1.92%) 오른 2602.59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3.11포인트(0.36%) 오른 873.29, 환율은 3.90원 내린 1110.40원에 마감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COVID-19) 이슈에도 불구하고 펼쳐지는 강세장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여러 변수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초강세를 펼치는 원인은 뭘까.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9.09포인트(1.92%) 뛴 2602.59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2600선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장중에는 2605.58까지 뛰어 코스피 장중 역대 최고가 2607.19포인트(2018년 1월19일)에 근접했다.

특별한 호재는 없다. 오히려 악재가 많다. 전날 뉴욕 증시는 3대 지수가 경기 부양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1% 미만 하락했다.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출시 가능성도 증시 방향을 바꾸지 못했다.



코로나 19는 재확산 국면이다. 미국과 유럽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단계로 강화했다. 코로나 3차 유행으로 인한 경기 재봉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일단 대선은 끝났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복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미국 경기 부양책 합의도 자연스레 늦어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악재에도 불구, 증시가 오르는 이유로 유동성과 환율 효과를 꼽는다. 글로벌 재정 확장정책을 펴면서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몰리고 있다. 한국과 미국 모두 마찬가지다.

국내는 막대한 유동성이 규제에 억눌린 부동산 대신 주식시장 행(行)을 택했다. 실제 지난 18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65조136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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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금에 해외 자금까지 한국으로 들어온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환율 시장은 연일 출렁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내린 1110.4원에 마감했다. 10월초 1160원선에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달러 약세, 원화 강세는 환차익을 노릴 수 있어 외국인 '바이(BUY)코리아'의 원동력이 된다.

실제 이날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 신기록을 세운 데에는 외국인 공이 컸다.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홀로 988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달 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순매수에 나서 이날까지 총 6조4144억원 어치 사들였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주들을 사들이면서 지수가 상승하는 것"이라며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환경이 안 좋아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 마켓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한국은 코로나19 방역이 상대적으로 잘돼 기업 실적이 선방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역사 새로 쓴 코스피…변수 많은데 왜 이렇게 오르지?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앞으로 실질금리 마이너스와 기업 디폴트 리스크 억제로 채권보다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미국 선물시장에서 달러 순매도가 지속되면서 비(非) 미국 자산으로의 이동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동안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한 만큼 12월에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정치 불확실성에 코로나19 확산세, 국내에서는 연말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개인 매도 이벤트도 아직 남아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개인 투자자 순매수 규모가 컸던 만큼 12월에는 연말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매도 이벤트가 남아있다"며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코스닥은 1조원 이상 순매도가 가능하지만, 수익률은 개인 수급보다는 펀더멘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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