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준비 서둘러야" 12월→11월, 인사 빨라진 유통가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11.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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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신세계 등 이번주 인사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1)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 응용실험실 내 메셀로스 제품이 사용된 배기가스 정화용 자동차 세라믹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2020.11.19/뉴스1(서울=뉴스1)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 응용실험실 내 메셀로스 제품이 사용된 배기가스 정화용 자동차 세라믹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2020.11.19/뉴스1


유통가의 인사 시계가 빨라졌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12월 인사 시즌을 모두 10~11월로 앞당겼다. 코로나19(COVID-19) 타격에 조직 정비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번주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한다. 롯데지주는 이르면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6일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롯데그룹 인사가 12월 19일 이뤄진 것과 비교해 약 한달가량 시기가 앞당겨졌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인사 시즌에 개별 사장단에 대한 하마평이 돌기 마련인데 이번 인사는 얘기도 돌지 않고 있다"며 "일반 임원급에서 20~30% 대규모 감축·교체될 수 있다는 소문만 무성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인사 폭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인사 칼바람은 예고됐다. 롯데 주축사업인 유통부문 실적은 코로나19와 맞물리며 크게 고꾸라졌다. 롯데쇼핑 (72,200원 ▼1,400 -1.90%)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1% 감소한 12조2285억원, 영업이익은 57.2% 줄어든 1646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올해 3분기말 기준 롯데백화점, 할인점 등 롯데쇼핑 직원(기간제 근로자 포함)은 2만3304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만6563명)과 견줘 직원 3259명(약 12%)이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이 121명 직원을 늘리고, 신세계그룹(이마트·신세계 합산)에서 직원 542명이 줄어든 것에 비해 유통가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감원이 이뤄진 셈이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점포를 정리하면서 장기간 같은 직급에 머물거나 임금피크제 적용이 얼마 남지 않은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롯데뿐 아니라 통상 12월을 인사시즌으로 여겼던 유통가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세계그룹의 신세계 계열도 이르면 27일 인사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0월 15일 이마트, 지난 6일 현대백화점 인사가 이뤄졌다. 이마트는 전년 10월 깜짝 인사보다 약 일주일가량, 현대백화점도 20여 일 정도 빠르게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평상시처럼 12월 인사를 한 뒤 내년 사업을 준비하기에는 유통가 전반에 퍼진 위기감이 상당하다"며 "코로나가 준비했던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면서 빨리 인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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