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 3대 관전포인트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0.11.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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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 3대 관전포인트는…


두산인프라코어 (8,020원 ▲50 +0.63%)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시작된다. 건설장비산업 판도는 물론 두산그룹 자구안 이행에도 영향을 줄 대형 매각작업이 이제 본 게임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GS건설 등 규모와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적격 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들어와 있지만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 우발채무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매각 성공은 이 불확실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오는 24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예비입찰을 진행한 지 두 달여 만이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5.41%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매각 가격은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유진그룹 등이 예비 인수후보로 들어와있다.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이스트브릿지 등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예비인수후보로 선정된 상태다. 이르면 다음 달 초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발채무 불확실성은 여전히 뇌관
최종 매각 성사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법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 관련 우발채무 해소 여부에 달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1년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DICC 지분 20%를 국내 사모펀드 등에 매각했는데 IPO가 무산되자 투자자들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은 두산이, 2심은 투자자들이 각각 승소했다. 두산이 최종 패소할 경우 배상금은 최대 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예비입찰 당시 두산은 해당 우발채무를 책임지는 쪽으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후보군이 참여한 배경이다. 하지만 본입찰을 앞두고는 우발채무 부담과 관련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공개되지 않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부 예비인수후보들은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예비인수후보 전체가 본입찰까지 그대로 참여할지 예단하기 힘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대重 vs GS건설 힘겨루기?
우발채무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KDB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은 현대중공업의 본입찰 참여는 확실시된다. GS건설도 마찬가지다. 우발채무 불확실성이 해소된다고 가정하면 결국 두 대기업이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발판으로 건설기계 사업 확장을 노릴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함께 국내 양대 건설기계업체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에 안으면 국내 시장 지배력 강화는 물론 글로벌 건설기계 빅5 도약도 가시권이다.

GS건설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주력인 건설사업과 건설기계 사업을 잇는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며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해외 영업·마케팅 창구를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두산 자구안 이행 8부능선 넘나
두산인프라코어 연내 매각이 마무리되면 두산그룹의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도 8부 능선을 넘는다. 그동안 계열사 및 자산 매각,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자구안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 두산그룹 입장에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발채무 부담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으로서는 최대한 높은 몸값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우발채무 부담 협상에 관한 여지를 최대한 남겨두려는 것으로도 보인다"며 "추후 선정될 우선협상대상자와 이와 관련된 구체적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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