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英화학기업 이네오스와 맞손…수소생태계 구축 앞당긴다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0.11.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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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왼쪽)과 피터 윌리엄스 이네오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온라인으로 진행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지난 20일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왼쪽)과 피터 윌리엄스 이네오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온라인으로 진행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영국의 글로벌 화학기업인 이네오스그룹과 손잡고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낸다. 양사가 협력해 수소 생산 뿐 아니라 수소전기차 개발이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활용 같은 복합적인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해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긴다는 목표다.

23일 현대차 (251,500원 ▲2,000 +0.80%)는 지난주 이네오스와 글로벌 수소사회의 조기 구현을 위한 협력을 골자로 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네오스는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종합화학기업으로 최근 수소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현재 이네오스의 연간 수소생산량은 30만톤에 달한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각자의 기술력을 결합한 새로운 수소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이네오스 산하 자동차 제조업체인 이네오스 오토모티브가 개발 중인 SUV(다목적유틸리티차량) '그레나디어'에 현대차의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했는데 수소전기차 '넥쏘'를 비롯해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등에 적용돼 신뢰성과 효율성을 입증 받았다.

양사는 수소 사업 기회 창출을 통한 유럽 수소경제 확산에도 적극 협력한다. 유럽은 수소경제를 선도하려는 움직임을 이미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수전해 시설 구축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도 획기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수소 저장, 유통, 운송, 충전 등 수소 관련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런 움직임에 맞춰 양사는 MOU 직후 핵심 관계자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EU를 비롯해 유럽 각국 정부나 민간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즉각적인 사업 기회를 찾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이네오스는 자회사 이노빈을 중심으로 수소 생산·공급·저장을, 현대차는 연료전지시스템 공급 등을 맡는다.

양사 수소 협력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 구축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산을 적극 선도할 계획이다.

실제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들과 일련의 협력 관계를 속속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와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MOU 체결을 위해 직접 아민 나세르 아람코 회장을 회견하러 가는 등 글로벌 수소 협력 체계 구축에 적극적이다.


이번 이네오스와의 협력도 앞으로 수소사회 전환에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번 협력으로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 개발 및 양산 분야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한편 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이 더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는 계기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전무)은 “이네오스 같은 전통적 화학기업이 그린수소 생산과 수소전기차 개발 등을 통해 수소 생태계로 진입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네오스의 이런 노력에 연료전지시스템 분야의 선도적 역할을 맡는 현대차 기술력이 더해지면 큰 시너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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