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 육백산풍력 재추진…온실가스 4.2만톤 줄여

머니투데이 울진(경북)=안재용 기자 2020.1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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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평탄면 피해서 개발, 발전기수 6대 줄여…주민과 이익공유

육백산풍력단지 가상 조감도/사진=남부발전육백산풍력단지 가상 조감도/사진=남부발전


한국남부발전이 삼척 육백산 풍력단지 개발을 재추진한다. 문제가 됐던 고위평탄면 훼손을 피하고 풍력발전기 설치대수를 줄여 환경과 풍력발전이 공생하는 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주민들과 발전수익을 공유하고 풍력단지 인근지역을 관광단지로 조성해 새 먹거리 창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남부발전은 풍력전문기업 유니슨과 손잡고 강원 삼척시 도계읍 육백산 일원에 총 800억원을 투입해 30.2MW(메가와트) 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고 22일 밝혔다. 풍력단지 건설이 허가되면 연간 6만5700MWh(메가와트시) 규모 전력을 생산하는 육백산 풍력단지는 인근 1만8250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해당 풍력단지는 연간 4만2000톤 규모 이산화탄소 배출저감 효과가 있다.



좌절됐던 풍력단지, 풍력기 수 줄여 이달 재신청
육백산 풍력단지 조성예정지/사진=남부발전육백산 풍력단지 조성예정지/사진=남부발전
육백산 풍력단지는 2011년 8월 풍황계측이 실시되고, 2014년 10월 환경부 선정 우선추진 7개단지에 포함되며 개발이 본격화됐으나 생태자연도 등급이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되며 개발이 좌절됐다. 풍력단지 개발이 지형과 식생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큰 문제가 됐던 것은 육백산 일원이 고위평탄면이라는 점이다. 고위평탄면이란 해발고도가 높은 산지에 낮고 평탄한 면이 펼쳐져 있는 지형을 말한다. 평야지역이 융기했음을 보여주는 화석지형으로 목장이나 고랭지 채소 농업에 이용된다.

한번 좌절됐던 풍력단지 개발계획은 더불어민주당 에너지전환특위 현장방문 이후 부활했다. 연간 4만2000톤 규모 온실가스 배출저감 효과가 있는 육백산풍력단지 개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남부발전은 이달 중 개발계획을 보완해 재신청할 계획이다. 당초 고위평탄면에 만드려던 풍력발전기를 취소하고 발전기 숫자를 기존 15기에서 9기로 6기 줄인다. 개발허가를 받으면 내년 상반기 착공해 내후년에는 완공할 예정이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육백산을 정밀조사한 결과 고위평탄면 범위가 과도하게 잡힌 부분이 있어, 환경 전문가 평가를 받아 산림청, 환경부 등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고위평탄면에 위치한 발전기수를 줄여 9기로 재접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멸종위기종이나 법적보호종 등 희귀종 보호와 식생 훼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인공조림지에 개발을 금지하는 규정도 총 면적 10%이내에서 풍력발전 개발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개정될 예정이다. 현재 입법예고를 마치고 법제처 심사를 받고 있다.

관계자는 "대관령 등 풍력단지를 보면 인근에 서식하던 동물이 건설 후에도 여전히 발견되고 있다"며 "풍력발전기가 차지하는 면적이 작고 건설기간이 1년 이내로 짧아 서식지 문제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이익 나눈다…관광단지 개발 추진
남부발전은 육백산 풍력단지를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삼척시 도계읍 황조리·신리, 노곡면 상마읍리 주민들과 발전수익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남부발전은 인근마을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풍력연계형 관광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인근지역에서 유명 관광지로 자리잡은 영덕풍력단지 선례를 벤치마킹해 트래킹 코스를 조성하는 등 새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의성 상마읍리 이장은 "조림지가 되면서 육백산 일대에서는 나물도 캐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바람만 부는 뒷산이라 반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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