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위가 구매한 韓 진단키트, 모두 불량품이었나

뉴스1 제공 2020.11.2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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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보도…"한달 뒤 28억원 내고 교체품 받아"

래리 호건 매릴랜드 주지사 부부. 부인은 유미 호건으로 한국계다. 유미 호건은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주지사 '퍼스트 레이디'가 됐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래리 호건 매릴랜드 주지사 부부. 부인은 유미 호건으로 한국계다. 유미 호건은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주지사 '퍼스트 레이디'가 됐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한국계 부인을 둬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지난 4월 구매한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50만회분이 모두 불량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건 주지사는 지난 4월 배송비 46만달러 등 총 946만달러(약 106억원)를 들여 한국의 랩지노믹스가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 '랩건' 50만개를 구매했다.

그러나 해당 키트는 검사 결과 결함이 발견돼 단 한 개도 사용되지 않았다.



호건 주지사는 랩지노믹스에 교체품을 요구해 지난 5월21일 수령했지만 250만달러(약 28억원)를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고 WP는 보도했다.

교체된 랩건은 현재까지 37만개가 사용됐다.

WP에 따르면 지난 5월 메릴랜드주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진단키트 중 몇 개나 사용됐는지 물었지만, 프랜시스 필립스 당시 메릴랜드 보건부 차관은 "랩건은 가을에 대비한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호건 주지사가 키트 교체를 처음 인정한 것은 지난 7월16일이 돼서였다.

당시 그는 "아이폰을 거래하는 것처럼, 더 빠르고 더 좋은 검사를 위해 키트당 몇 달러를 더 내고 교환했다"며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듯이 설명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콜롬버스 소재 한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중이다. © AFP=뉴스1미국 오하이오주 콜롬버스 소재 한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중이다. © AFP=뉴스1
WP는 호건 주지사와 랩지노믹스가 키트 교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 4월 아내인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의 도움을 받아 진단키트를 대량 수입하며 현지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당시 미 연방정부가 충분한 수량의 진단키트를 확보하고 있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굳이 한국에서 공수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깎아내리는가 하면, 코로나19 사태에서 스타로 떠오른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나보다 낫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0월 제14회 세계한인의 날을 기념해 호건 여사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다.

랩지노믹스의 진단키트는 지난 9월에도 현지 언론 '볼티모어 선'이 거짓 양성 반응이 자주 발생하는 등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호건 주지사는 자체 조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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