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환상 버려야" 與 진선미, 본인은 지역 최고가 아파트에 산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0.11.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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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과 천준호 부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LH주거복지사업 현장을 방문해 시설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진선미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과 천준호 부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LH주거복지사업 현장을 방문해 시설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국회 국토교통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을 역임하는 진선미 의원의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는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그가 서울 시내 매입 임대주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말인데, 정작 본인은 지역구인 강동구에서 가장 비싼 신축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다.



"아파트여야 하는 생각이 문제"란 진 의원, 본인은 명일동 래미안솔베뉴 거주
진 의원은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임대로 매입한 동대문구 장안동 다세대주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에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임대주택)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 방도 3개 있다. 이런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며 "아파트여야 한다는 생각이 지금 제일 문제"라고 강조했다.



임대차3법 보완 지적에 대해선 "임대를 통해서라도 주거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당장 보완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 의원의 발언 직후 온라인에선 또 다른 '내로남불'이란 비판이 잇따른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이 문제라고 한 그조차 지역 내 최고 입지의 인기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다.

지난 3월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진 의원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솔베뉴 전용 84㎡ 전세권을 보유 중이다. 가액은 1억5000만원인데 계약 당시 시세를 고려하면 월세 70~80만원대 반전세로 추정된다. 진 의원이 입주할 당시만 해도 강동구 입주물량이 많아 전월세 가격은 비싼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7월 말 임대차2법 이생 이후 현재 이 단지에서 같은 평형 전세 매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9월 9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최근엔 이 가격으로 매물을 구하기 어렵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솔베뉴 주출입구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강동구 명일동 래미안솔베뉴 주출입구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매입임대주택 좋으면 본인부터 이사가라"…비판 여론
진 의원이 사는 래미안솔베뉴는 지난해 6월 입주한 신축 아파트로 지상 최고 35층, 13개 동, 1900가구 규모 대단지다. 지하철 5호선 명일역 바로 앞에 위치한 초역세권으로 단지 안에 초등학교가 있어 지역 내에서 가장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든 차량은 지하 주차장에 수용할 수 있고(세대당 1.21대) 단지 곳곳에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또 피트니스센터, 독서실, 골프연습장, 도서관 등 최신 커뮤니티시설도 갖췄다. 진 의원이 거주하는 전용 84㎡ 호가는 17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장안동 엘림하우스는 2016년 준공한 필로티 구조의 신축 다세대 주택이다. 최고 6층 높이에 4개 동, 36가구로 구성됐다. 매매가격은 2억5000만~3억5000만원 선이다. 인근 구축 빌라와 비교해 주차 시설이 잘 마련돼 있고 보안 시설도 갖췄지만 진 의원이 거주하는 신축 대단지 아파트와 직접 주거환경을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진 장관 발언 직후 온라인에선 비판 여론이 들끓는다. 한 네티즌은 "본인은 최신 시설을 갖춘 신축 대단지에 살면서 서민들에게는 아파트는 꿈 같은 환상이라니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했다. "그렇게 좋으면 본인이 살던 아파트 나와서 그곳으로 이사가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과거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강남에 살아봐서 아는데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을 재조명하는 누리꾼들도 있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진 의원은 이날 오후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질 좋은 임대주택을 살펴보면서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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