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동이사제 무산…주총서 부결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0.11.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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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윤종규 KB금융 회장, 허인 국민은행장 연임 확정

KB금융지주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본점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의장인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주총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제공=KB금융KB금융지주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본점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의장인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주총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제공=KB금융


금융권 노조의 숙원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불발됐다.

KB금융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본점에서 주총을 열어 우리사주조합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다뤘으나 찬성률이 한자릿수에 그쳐 부결됐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법으로 보장된 주주권을 행사하는 동시에 이사회에 ESG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은 각각 4.62%, 3.8%였다.



류제강 우리사주조합장 겸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아쉬움이 크다"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ESG 전문가를 통해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갖추고자 노력한 우리사주조합 목소리에 경영진과 이사회, 주주들이 좀더 귀를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2017년부터 '노조추천이사제' 논의에 불을 댕겼다. 추천안을 자진 철회한 경우도 있었지만 번번이 주총 표 대결에서 이기지 못했다. 최근 네 번째 도전을 앞두고는 지분율을 1.34%에서 1.73%로 높여 4대 주주로 올라섰지만 주총의 문턱은 여전히 높았다.



주총에 앞서 KB금융 이사회는 절차상 문제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사회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단계적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가 선임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연임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윤 회장은 "앞으로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며 "은행은 확고한 우위를 선점하고 비은행 계열사들은 1위를 위협하는 2위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했다.

윤 회장은 '플랫폼'으로서의 기능도 강조했다. 그는 "빅테크가 금융권에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여러 우려가 있지만 디지털 역량을 결집하고 KB금융만의 종합금융서비스, 상담 역량을 끌어올려 '넘버원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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