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몰고 온 '빚 쓰나미'…전세계 부채 31경원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0.11.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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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전세계적 코로나19(COVID-19) 위기로 각국 정부와 기업의 부채가 전례없는 속도로 급증하면서 올 한해 '부채 쓰나미'가 들이닥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금융연구소(IIF)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초부터 9월까지 총 9개월 동안의 전세계 총부채가 15조 달러 증가해 누적 부채액은 277조 달러(약 30경9271조원)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는 지난해 말 320%에서 올해말 36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IIF는 세계 각국의 민간은행과 투자은행들로 구성된 국제금융기관연합체다.



엠레 티프틱 IIF 지속가능성 연구 책임자는 "글로벌 부채 수준이 당초 코로나19 위기 초기에 예상했던 수준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올해 9월말까지 약 4년간 전세계 부채는 52조 달러 증가한 반면,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증가한 부채는 6조 달러에 불과했다.



부채가 급증하는 동안 전세계 GDP 성장속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세계 각국의 부채 부담은 더욱 커진 셈이다.

티프틱 책임자는 "공격적 지원책이 당분간 계속 될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부채 증가는 필연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 사진=김현정디자인기자 / 사진=김현정디자인기자
부채 부담은 특히 신흥시장에서 더 커졌다. 개발도상국 등 신흥시장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올해 9월말까지 26%포인트(p) 상승해 250%에 도달했다. IIF는 부채 상환에 사용된 신흥국 정부 지출 비율도 올해 급격히 증가했다고 전했다. 신흥국 부채 규모는 76조달러에 달했다.


신흥국들이 부채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 잠비아는 이번주 디폴트를 선언했다. 신흥국 가운데 여섯번째다.

FT는 선진국들이 신흥국들의 부채 상환을 돕기 위해 추가 국제통화기금(IMF) 자금 확보에 나섰다고 전했다. 주요 20개국(G20)은 세계 최빈국 46개국이 올해까지 갚아야 하는 약 50억 달러의 채무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개발도상국에서 증가하는 재정 위기를 막기 위해선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P모건의 신흥시장 리서치 책임자 루이스 오가네스는 "신흥국들이 채무 상환에 나서면 인플레이션 위기의 위험이 있을 수 있고, 부채가 너무 많이 증가하도록 방치하면 디플레이션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오가네스는 "높은 수준의 부채는 경제 성장을 어렵게 하는 좀비 은행, 좀비 회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단순 부채 규모만을 비교하면 신흥국보다 선진국의 부채 규모가 더 많이 늘었다. 선진국의 올해 초부터 9월까지 GDP 대비 부채 비율은 50%p이상 증가해 432%를 기록했다. 미국의 부채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미국의 총부채액은 지난해 말 71조달러에서 올해 말 80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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