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드림팀 띄웠다, 새만금에서 국내 최초 '그린수소' 생산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0.11.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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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에너지의 핵심인 그린수소가 새만금에서 대량 생산된다. 현대차그룹이 새만금개발청 등과 손잡고 이르면 내년부터 친환경 그린수소 생산설비 구축에 착수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전기차를 넘어 수소에너지 생태계까지 영역 확장에 나서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19일 새만금청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차증권, LG전자 등 7개사와 '그린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공동연구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친환경 그린수소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중 설비건설 등 사업이 본격 시작된다.



마래에너지의 정답, '그린수소' 주목
왼쪽부터 김우섭 수소에너젠 대표, 박찬우 현대엔지니어링 인프라산업개발본부장,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 강팔문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허재철 LG전자 한국영업본부 B2B그룹장, 오재혁 현대자동차 에너지신사업추진실장, 송영선 현대차증권IB본부장/사진=현대차그룹왼쪽부터 김우섭 수소에너젠 대표, 박찬우 현대엔지니어링 인프라산업개발본부장,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 강팔문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허재철 LG전자 한국영업본부 B2B그룹장, 오재혁 현대자동차 에너지신사업추진실장, 송영선 현대차증권IB본부장/사진=현대차그룹


미래 에너지로 인정받으려면 높은 에너지효율과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 합리적인 생산가격 등 3가지 조건이 동시에 맞아야 한다. 수소는 이런 조건 면에서 미래 에너지의 대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차세대 연료로 꼽힌다.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그린 △그레이 △블루로 나뉜다. 이산화탄소 배출 여부가 가장 큰 분류 기준이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 등 연료를 재처리해 만든 수소인데 생산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블루수소도 천연가스나 갈탄 등을 이용해 수소를 만드는데 여기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땅속 처리시설에 별도 보관한다.



그레이수소와 블루수소는 모두 탄소를 배출시킨다는 점에서 약점이 있다. 그러나 그린수소는 다르다.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 해 수소를 생산한다.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가장 친환경적인 수소로 미래 에너지 조건에 딱 맞아 떨어진다.

문제는 가격이다. 그린수소는 생산단가가 가장 비싸고, 현재 기술로는 시간당 생산량도 가장 적다. 글로벌 수소 선진국들이 그레이수소와 블루수소를 병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 그린수소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현대차가 그린수소 국내생산계획을 추진하는 것도 연료로서 수소를 확보하는 것 뿐 아니라 친환경 수소생산기술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새만금에 그린수소 어벤저스 뜬다
새만금은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 발전소가 가동되는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췄다. 그린수소를 생산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이번 프로젝트로 명실상부 한국 수소산업의 드림팀도 탄생한다. 현대차그룹은 물론 LG전자,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기업 뿐 아니라 기술기반 중견기업인 수소에너젠, 정부 기관인 새만금청과 공기업인 서부발전과 새만금개발공사, 현대차증권에 이르기까지 각각 보유한 첨단 수소 관련 기술을 갖고 새만금으로 총집결한다.

LG전자는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의 발전 설비를 갖추고 전력을 생산한다. 수소에너젠은 이렇게 공급받은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물전기분해(수전해) 기술과 설비를 제공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전해 시설과 수소 생산 플랜트 시설을 만든다.

현대차는 연료전지 기술과 발전 설비를 통해 플랜트에서 생산된 수소를 바탕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서부발전은 여기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한다. 새만금청은 사업 시행을 위한 행정절차를 지원하며 새만금개발공사는 사업을 총괄 지원한다. 현대차증권은 사업 추진을 위한 금융 조달과 타당성 검증을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에서 전방위적으로 수소 밸류체인 구축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을 통해 부생수소(기타 공정에서 나오는 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스위스에선 대형 수소전기트럭을 수출하며 현지 수소공급망 사업에도 투자했다. 세계 최대 수소생산국인 호주와는 대규모 액화수소 운송 협력에도 나섰다.

이번 새만금 프로젝트로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도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 생태계의 저변 확대 뿐 아니라, 그린수소 보급 확대에 선도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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