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2단계 또?"…숙박쿠폰도 호텔·여행업계도 '초긴장'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11.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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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에 반등 노리는 국내 관광산업 '악재'…거리두기 2단계 격상 시 숙박할인쿠폰 중단

코로나19으로 외국인관광객이 99% 줄어들어 국내 관광산업의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이 급감하고 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경복궁의 경우 상반기 방문자는 62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줄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모습. /사진=뉴스1코로나19으로 외국인관광객이 99% 줄어들어 국내 관광산업의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이 급감하고 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경복궁의 경우 상반기 방문자는 62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줄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모습. /사진=뉴스1


국내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며 관광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서울과 수도권이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로 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2단계 격상까지 거론되면서 침체된 내수 진작에 일조하던 숙박할인쿠폰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말을 기점으로 호캉스(호텔+바캉스), 연회수요 증가로 숨통이 트였던 도심 특급호텔의 시름도 깊어진다. 트래블버블(Travel Bubble·방역모범 지역/국가 간 자가격리 면제) 등 제한적으로나마 해외여행 재개를 요구하는 여행업계의 바람도 물 건너갈 위기다.

1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13명이다. 지난 13일부터 나흘 연속 2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더니 결국 300명대를 돌파했다.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 2차 대유행이 시작됐던 지난 8월 이후 처음이다.



"50만장 팔렸는데…." 숙박쿠폰사업 영향은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구름 낀 날씨를 보인 18일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을 찾은 관광객들이 활짝 피어난 억새를 감상하며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즐기고 있다. 2020.10.18.   woo1223@newsis.com[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구름 낀 날씨를 보인 18일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을 찾은 관광객들이 활짝 피어난 억새를 감상하며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즐기고 있다. 2020.10.18. [email protected]
이에 따라 다소 잠잠했던 방역 경고음도 커진다. 정부는 전날 서울, 경기 등 일부 지역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올리기로 결정했지만, 조속히 2단계 격상을 고려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겨울철 대유행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빠르게 확산세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광업계에선 정부가 진행 중인 숙박할인쿠폰 사업이 또 다시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진다. 정부가 내놓은 소비 장려 정책 중 하나인 숙박할인쿠폰은 인터파크 등 국내 OTA(온라인여행사)를 통해 할인권(3만원권 20만장·4만원권 80만장)을 지급받아 국내 호텔·콘도·리조트·펜션 등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사업이다. 숙박을 담보한 여행이 얼어붙은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데 효과적이란 관점에서 추진됐다.

숙박할인쿠폰은 앞서 지난 8월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며 일주일도 안돼 중단됐다. 이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난 4일부터 다시 재개됐다. 사업을 주관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숙박할인쿠폰은 현재까지 총 100만장 중 53만장이 발급됐다. 지난 8월에 8만장 가량 소비된 이후 재개된 지 약 2주 만에 전체 수량의 절반 가량인 45만장이 나간 셈이다.


관광당국은 물론 지역 관광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 숙박할인쿠폰도 중단해야하기 때문이다. '안전 여행'을 통해 얼어붙은 소비·여행심리를 녹이고 있었는데, 제대로 효과도 보기 전에 고꾸라질 수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한창 사업이 활기를 띄는 상황에서 멈추게 되면 여행이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도 지목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다.

도심 특급호텔, 여행업계도 '한숨'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뷔페 영업이 재개된 지난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를 방문한 가족 고객들이 디저트 메뉴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뷔페 영업이 재개된 지난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를 방문한 가족 고객들이 디저트 메뉴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
상반기 내내 '개점휴업' 상태로 존폐기로에 놓였던 도심 특급호텔과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업계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야속하다. 특급호텔의 경우 연말을 앞두고 뷔페 등 식음시설의 영업을 재개하며 연회·모임 수요가 올라 실적반등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 여파로 테이블 수를 30% 가량 줄이긴 했지만,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들의 경우 이달 주말 뷔페 예약이 일찌감치 동났다. 롯데호텔과 신세계조선호텔, 신라호텔 등의 뷔페의 경우 연말 시즌 예약도 100% 달성이 예상된다. 그러나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뷔페는 2단계로 격상되면 영업을 중단해야 해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현재 운영 테이블 수를 최소화했고 평일도 한산한 편이라 주말 뷔페 예약이 100%가 매출 반등을 의미하진 않는다"면서도 "그간 어려웠던 식음 영업이 재개하는 시점에서 다시 운영이 어려워지면 연말 호캉스 등 객실 영업까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전반이 붕괴위기를 겪는 아웃바운드 여행사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방역이 안정권에 접어든 홍콩과 대만이 트래블버블 협약을 맺는 등 제한적으로나마 글로벌 여행교류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격상은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어서다. 대규모 구조조정 위기까지 가시화하는 등 고사 위기에 처한 여행업계의 유일한 활로가 자가격리 완화 등 해외여행 재개인데, 이마저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단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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