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혁신적인 컵 손잡이 ‘핑거루’ 개발한 디자인 팡

머니투데이 김진수 MT기업지원센터 에디터 2020.1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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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형태로 확장…세계적 Cup&Bowl 기업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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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손잡이가 있는데도 컵을 들었다가 내용물을 쏟은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뜨거워 그럴 수도 있지만 손잡이가 불안정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컵의 손잡이가 오랫동안 사용해 왔는데도 여전히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디자인 팡(대표 박일훈)은 그런 역사 있는 손잡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독특한 형태의 손잡이를 개발해 머그컵 등 다양한 식기에 적용하고 있는 디자인회사다. 박일훈 대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머그컵의 손잡이가 과연 최선일까를 고민했다”면서 “획일적이고 단순한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으로 머그컵을 잡을 수 있다면 내 손이 진정으로 원하는 새로운 편리함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창업의 첫걸음을 얘기했다. 그래서 디자인 팡은 자연스럽게 ‘잡는 손을 편하게’라는 가치를 실현하며 행복한 삶을 디자인하는 회사가 됐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직육면체형태의 컵홀더(손잡이), ‘핑거루’(Fingeroo)다. 기존의 컵 손잡이는 상하 2방향으로 되어 있는데 디자인 팡의 핑거루 손잡이는 거기에 좌우 및 정면까지 추가해 5방향으로 돼 있다. 기존처럼 꼭 잡이 않아도 들 수 있고, 손이 불편한 사람들도 손가락 한 개로도 들 수 있게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디자인 팡은 이 핑거루를 특허등록하고 이를 핵심특허로 한 4개의 디자인도 등록했다.



디자인 팡 박일훈 대표디자인 팡 박일훈 대표
-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아이디어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사업 아이템은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민의 시작은 언제나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그만큼 절실함이 필요하다. 대홍기획, 오리온 등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고 회사를 그만둔 이후에는 25년 디자인 개발 경험을 살려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했다. 거래처가 부도가 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돌파구가 필요했고 정부지원을 통한 창업영역을 알게 되면서 2014년 디자인팡을 설립했다.”

- 핑거루 손잡이의 인체공학적 원리를 설명해 달라
“핑거루 손잡이는 2017년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R&D)에 선정되어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하게 되었다.

첫 번째 원리는 중력을 머리에 이는 원리다. 기존의 컵 손잡이는 관절의 힘을 이용하여 중력을 떠받쳐야 했지만 핑거루는 가로, 세로 정면까지 5방향을 이용하여 관절의 무리 없이 컵을 지탱할 수 있다. 기존의 머그컵 보다 더 고정력 있게 컵을 잡을 수 있게 설계됐다. 뜨거운 물이 담겨도 큐브 손잡이 끝 부분을 잡으면 손가락도 안 뜨겁고 쉽게 컵을 들어 마실 수 있다. 두 번째는 지렛대 원리다. 핑거루는 직육면체로 설계돼 있다. 사각은 안정적으로 힘을 쌓을 수 있는 구조다. 벽돌을 쌓는 원리를 생각하면 된다. 바로 지렛대 원리인데 이 원리를 적용해 손의 관절에 힘이 없는 사람도 손가락 한 개로도 무거운 컵을 들 수 있는 큐브머그를 개발할 수 있었다.”


핑거루 렌지볼핑거루 렌지볼
- 머그컵부터 렌지볼까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창업 초기, 스마트폰 등 잡을 것이 복잡해져 있는 현대인들의 손에서 착안해 처음에는 손잡이가 달린 컵홀더를 창업 아이템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2018년 카페 등에서 플라스틱컵 등 일회용품의 제공이 금지되면서 컵홀더의 수요가 급감하게 돼 자연스럽게 컵으로 전환했다.

핑거루컵을 만들겠다는 최초의 아이디어는 저로부터 나왔지만 다른 제품들은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진화할 수 있었다. 어느 고객께서 ‘머그컵에 밥을 담아 먹었어요’라고 올린 댓글을 보게 되었다. 또 ‘전자렌지에 돌려먹게 되었다’는 피드백이 오기 시작했다. ‘전자렌지에 돌려 먹었는데 손잡이가 뜨겁지 않아 좋아요’라는 반응이었다.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그릇을 점점 넓게 만들게 됐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핑거루 렌지볼’(bowl)까지 카테고리가 늘어났다. 특히 간편식을 선호하는 일인 가구들의 품격 있는 한 끼 식사를 해결해 주면서 혼밥족들에게 핑거루 렌지볼이 인기를 끌고 있다.”

- 앞으로 계획은?
“이젠 한국도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디자인 선진국, 브랜드 선진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리하르트 휘텐이 월트 디즈니의 아기 코끼리 캐릭터 덤보의 귀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덤보 머그컵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며 누적 판매량 10만 개 이상을 기록한 베스트셀러 컵이 됐다.

핑거루 머그컵은 세계적인 홈앤라이프스타일 전시회로 유명한 ‘NY NOW’에 시제품으로 전시돼 미국의 주방용품 전문회사인 OXO사로부터 ‘손잡이가 훌륭하다. 혁신적인 머그컵이다’(Good grip, Revolutional Mug)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자인과 아이디어는 기업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제품 개선에 반영하면서 디자인 팡을 세계적인 Cup & Bowl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편집자주] 머니투데이는 서울산업진흥원(SBA)과 함께 기술력을 갖춘 유망 중소기업의 판로확대를 위한 상생기획을 연중 진행합니다. 서울산업진흥원(SBA)은 플랫폼 브랜드 '서울메이드(SEOUL MADE)'를 통해 서울시 중소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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