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경쟁…모더나 '냉장보관' 장점 vs 화이자, 가격·물량 앞서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0.11.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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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AP/뉴시스] 미국 생명공학회사 모더나는 1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상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사진은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있는 모더나 회사 입구. 2020.5.19.[케임브리지=AP/뉴시스] 미국 생명공학회사 모더나는 1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상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사진은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있는 모더나 회사 입구. 2020.5.19.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놓고 경쟁하던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의 희비가 ‘냉장보관’에서 엇갈렸다. 두 백신 모두 90% 이상 효과성을 보였지만 모더나의 백신이 더욱 보관이 용이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더나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94.5%의 감염 예방률을 보인다는 임상3상 시험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고 발표된 지 일주일 만이다. 두 백신 모두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보관 방식에서 차이점을 보였다.

화이자 백신은 모더나 백신보다 유효성이 다소 낮을 뿐 아니라 초저온 냉동고로 운반해야 하는 등 유통이 너무 까다로운 문제가 부각됐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최대 6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고, 일반 냉장고에서는 최대 5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더나의 백신은 화이자의 백신과 다르게 일반 냉장고에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섭씨 영하 20도에서 보관 시 6개월까지 안정적이다. 보통의 냉장고 온도인 섭씨 2~8도에서는 30일 동안 백신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고 초기 공급물량이 적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화이자는 미국 판매 가격을 1회 접종분당 19.5달러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모더나는 약 32~37달러로 책정했다.

모더나는 연말까지 2000만 도즈(1회 접종분)가 유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인당 두 차례 접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접종 가능한 사람은 1000만명 규모다. 화이자의 경우 연말까지 전 세계에 5000만 도즈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이르면 이달말 모더나·화이자 백신 공급계획 발표
우리 정부는 지난 7월부터 화이자와 모더나를 비롯해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개발 선도업체들과 선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계약 상황과 공급 물량 등 코로나19 백신 확보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조기에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수입과 국내 기업의 개발 지원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재 정부 지원을 받아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이다.

제넥신은 현재 임상 1상이 진행 중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1상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보통 8~9년 걸리는 임상과 달리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은 1~2년 안에 빠른 속도로 매우 제한된 여건에서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규제당국이 느끼는 부담이 크다”며 “식약처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촉진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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