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하나씩 사라지는 점포들… 4대은행, 올들어 119개 폐쇄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0.11.1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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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하나씩 사라지는 점포들… 4대은행, 올들어 119개 폐쇄


비대면 금융 기술 발전과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주요 시중은행이 올 들어서 점포를 100개 넘게 줄였다. 9월까지 2.3일에 하나씩 없어진 꼴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올해 들어서만 119개 점포를 통폐합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폐합 한 점포 수 38개의 3배가 넘는다.



은행별로 △KB국민이 1051개에서 1003개 △신한 877개에서 870개 △하나 724개에서 674개 △우리 874개에서 860개로 각각 줄었다.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가 늘어나면서 은행들은 점포를 계속 줄여 왔다. 코로나19는 점포 통·폐합에 가속도를 붙이는 요인이 됐다.

고객들도 지점을 찾기보다 모바일뱅킹으로 이동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265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3개월 내 모바일 뱅킹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일반은행이 57.1%, 인터넷전문은행이 19.9%로 전년 대비 각각 0.4%p 6.4%p 늘었다. 60대 고령층의 모바일뱅킹 이용률도 일반은행은 32.2%로 1년 만에 13.5p 늘고 인터넷전문은행 이용률 역시 5.2%로 전년보다 2.4%p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경영효율 관점에서만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데 제동을 걸어 왔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점포에 의존하는 인구 수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다. 금융당국은 자율규제인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 절차’ 개정 작업을 빠르면 올해 말 끝낼 계획이다. 지점 폐쇄영향 평가 절차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고 검토하도록 하는 방안이 담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으로 은행들의 점포 폐쇄 수요가 있다는 걸 이해한다”며 “그러나 금융 소외계층을 배려해 점포 수 축소 속도를 너무 빠르게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으로 은행 간 점포 공동운영, 점포 폐쇄지역에 대한 은행 간 사전 협의 등을 고려해 볼만 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프로 스포츠팀에서 신인선수를 선발하는 드래프트 제도처럼 은행권이 점포를 폐쇄할 지역을 순차적으로 정하거나 벨기에, 일본, 독일 대형은행들처럼 지점 공동운영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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