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 사진제공=로이터
◇SK와 아마존이 만나면? 쿠팡·네이버에 치인 '11번가' 새판짜기 나서나 SK텔레콤은 아마존과 e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는다. 투자 규모는 최대 30%로 알려졌다. 앞서 11번가는 2018년 6월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2조5000~3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사업 협력 모델은 시작일 뿐 향후 더 큰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통신 1위인 SK텔레콤의 경쟁력과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구도를 재편한 아마존의 유통 혁신 노하우를 감안했을 때 국내 e커머스 시장의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아마존이 국내 진출 파트너로 11번가를 선택한 것이 주목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가 국내 시장의 주도권을 쿠팡, 네이버 등에 뺏기게 된 상황에서 아마존 등 강력한 협력자를 확보해 시장 재편의 기회를 잡으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출하자마자 일본, 유럽 시장 장악 '아마존' 국내 온라인 시장도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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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커머스 업계들도 '롤모델'인 아마존의 등장에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도입, 풀필먼트 등 물류, 배송 인프라 투자 등 쿠팡 등 국내 주요 e커머스 사업 모델이 아마존에서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품 확보 능력과 물류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 여력, '아마존'이라는 강력한 네임밸류까지 감안하면 가장 두려운 경쟁자임에 틀림없다"며 "그동안 아마존 진출설이 꾸준히 제기됐던 것은 업계에서 그만큼 아마존을 주시하고 신경쓰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외와 달리 국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침투율이 높은편이고 시장에 자리잡은 플레이어들이 이미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성공 여부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3000억대로 알려진 투자 규모라면 물류센터 하나도 짓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국내 온라인 시장이 제대로 이익을 내는 사업자가 이베이를 제외하고는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 속에 있어 아마존도 다른 국가와 달리 현지업체 지분 투자로 신중하게 국내 진출을 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