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독립…LG상사·판토스·하우시스 떼어내 계열 분리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11.1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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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독립…LG상사·판토스·하우시스 떼어내 계열 분리


LG그룹에서 LG상사 (27,000원 ▲450 +1.69%)LG하우시스 (39,450원 ▼50 -0.13%), 판토스 등이 계열분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전 LG 부회장(현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 대신 계열사 지분을 인수, 독립하는 방안이다.



16일 복수의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LG그룹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방안의 계열분리 안건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부회장은 ㈜LG (88,400원 ▲800 +0.91%) 지분 7.72%를 보유했다. 이 지분의 가치는 약 1조원 수준이다.

구 전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 생전 LG그룹 2인자로 그룹전략을 담당하다가 2018년 5월 구 회장이 별세하자 부회장 직함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구본무 회장의 아들 구광모 회장이 같은 해 6월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LG그룹 안팎에서는 그동안 구 전 부회장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가 진행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다.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2018년 말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를 매각했던 것도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LG상사 계열분리 방안은 LG그룹의 주력인 전자와 화학사업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LG상사는 판토스 지분 51%를 쥐고 있다.

LG 안팎에서는 반도체 설계 계열사인 실리콘웍스와 화학 소재 제조사 LG MMA의 분리 전망도 나온다.


LG그룹은 장자 상속 전통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3대 경영을 이어왔다.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고 선대 회장의 형제들은 계열 분리하는 관행을 지켰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 고 구철회씨 자녀들은 1999년 LG화재(현 LIG)를 들고 계열분리했다. 또 다른 동생들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씨는 2005년 LS그룹을 만들었다.

창업 2세에서는 구인회 회장의 차남인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자녀들이 2006년 LG패션을 분사해 독립, 2014년 사명을 LF로 바꿨다. 구인회 회장의 3남 구자학 회장은 2000년 1월 LG유통·식품·서비스 부문을 독립시켜 아워홈을 만들었다.

구인회 창업주의 동업자인 고 허만정 회장의 손자 허창수 당시 LG건설 회장은 2004년 정유·유통·건설 계열사를 계열 분리해 GS그룹으로 독립했다.

LG 3세에서는 1996년 구자경 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희성금속, 국제전선, 한국엥겔하드, 상농기업, 원광, 진광정기 등 6개사를 떼어 희성그룹으로 계열분리했다. 구본준 전 부회장이 LG상사를 떼내 계열분리하면 3세 계열분리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그룹은 계열분리 추진과 관련,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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