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산경장 회의…아시아나 한진그룹에 매각 논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20.11.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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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감자 마무리후 채권단 영구채 전환…이후 한진칼에 제3자 유증 참여+아시아나 지분 매각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부가 1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게 핵심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16일 오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 추진방안 관련 진행상황 등을 점검한다. 회의에는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함께 참석한다.

아시아나항공 M&A가 무산된 이후 정부는 지난 9월 산경장 회의를 열고 아시아나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기안기금 2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채권단 관리 아래서 정상화 작업이 순조로울지도 의문이었다.



1위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사정도 좋지 않다. 대한항공은 화물사업 호조로 3분기에도 7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채권단의 지원이 추가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채권단은 지난 4월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빌려줬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채권단이 아시아항공과 대한항공을 각각 지원하는 것보다 항공업 노하우를 가진 한진그룹에 아시아나를 넘겨 한꺼번에 회생을 도모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보고 두 회사가 합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금융권과 항공업계는 분석한다.

채권단은 현재 진행중인 아시아나항공의 감자가 마무리된 뒤 보유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아시아나 최대주주가 된다. 채권단의 채권 일부를 출자전환하면 지분율은 더욱 높아진다. 채권단은 이렇게 확보한 아시아나 지분을 한진칼에 넘기고 대신 한진칼 주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할 때의 방식과 유사하다.


대한항공 지원으로 여유가 없는 한진칼은 아시아나 인수에 필요한 재무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채권단은 한진칼의 3대 주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를 인수하기 위해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한다. LCC(저비용항공사)까지 포함하면 한진그룹의 항공 점유율은 60%가 훌쩍 넘어서게 된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동조합의 반발도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6개 노조는 긴급회동을 갖고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측과 경영권 분쟁중인 KCGI(강성부펀드) 등 3자 연합측의 반대도 걸림돌이다. 강성부 KCGI 대표는 “경영권 분쟁 중에는 3자배정 증자를 못하는 게 정설”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혈세를 투입해 살려놓은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넘기는 과정에서 헐값 매각 시비도 나올 수 있다. 한진칼 시가총액은 4조6000억원으로 채권단이 한진칼 지분 30%를 받는다면 아시아나를 한진그룹에 넘기는 값은 1조4000억원에 그친다. HDC현대사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를 2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었으나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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