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가 말한 '5억 우리집'…"올해 들어 20% ↑, 더 오른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0.11.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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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부동산]5000가구 규모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10여년전 분양가보다 낮을 정도, 올 상반기 입주 마무리되며 바닥 다져"

김현미가 말한 '5억 우리집'…"올해 들어 20% ↑, 더 오른다"


"수도권과 일산에서 '하이파크시티'(덕이지구)가 제일 저평가된 곳이라 보면 돼요. 아직 분양가까지 회복이 안 됐는데 올해 할인분양이 거의 끝나고 입주도 대부분 이뤄져 앞으로 오를 거라 봅니다."(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내 공인중개사)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으로 화제가 된 아파트가 있다. 그가 거주하는 일산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1단지'다. 국회에서 "저희 집 정도는 5억원짜리로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한 뒤 관심이 쏟아졌다.



84㎡ 5억이하 아파트, 하이파크시티에… 올 들어 약 20%↑, "5억이하 없어질 수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주하는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1단지 입구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주하는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1단지 입구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12일 찾은 하이파크시티 내 공인중개소에도 문의전화가 급증했다. 주로 "진짜 5억원짜리가 있느냐" 등을 묻는 전화였다. 실제 매매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게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김 장관은 본인 집이 5억원이면 살 수 있다 했지만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2011년 입주한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1단지 146㎡(이하 전용면적)가 이미 지난 9월 5억7900만원(12층)에 거래됐고, 12일 기준 매매 호가는 이보다 높은 6억~6억7000만원에 형성돼 있었다. 디딤돌대출이 5억원 이하, 주거전용면적 기준 85㎡(수도권 제외 도시지역 아닌 읍·면 지역은 100㎡까지)까지만 가능해 김 장관 집은 애초에 대상이 아니다.

같은 단지의 가장 작은 면적인 84㎡는 가능했다. 현재 매매 호가가 4억4000만~5억원, KB부동산 시세는 3억8500만~4억2750만원(6일 기준)으로 조건을 충족해서다.

그러나 조만간 이마저도 불가능해질 수 있다. 집값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상승하고 있어서다. 이날도 일산아이파크1단지 84㎡ 한 집주인이 지난 7일 매도 호가로 4억8000만원을 불렀다가 2000만원 올리며 5억원으로 바꿨다.


이미 하이파크시티 내 아파트들의 가격은 올해부터 꾸준히 상승세였다. 지난해 3월 3억7700만원, 올해 2월 3억5800만~3억8900만원에 거래된 일산아이파크1단지 84㎡는 지난달 실거래가가 4억2800만~4억3500만원으로 20%가량 상승했고 호가는 더 올랐다.

김 장관 집과 같은 해당 단지 146㎡도 올해 2월 5억원에서 지난 9월 5억79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6억~6억7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올 들어 GTX 효과·입주 마무리에 상승세… 그래도 분양가 회복 못하기도
김현미가 말한 '5억 우리집'…"올해 들어 20% ↑, 더 오른다"
693가구 규모의 일산아이파크1단지는 하이파크시티 내 단지 중 하나다. 하이파크시티는 일산서구 북쪽에 있으며 파주 운정신도시와도 맞닿아 있다. 일산아이파크1·5단지 '하이파크시티 일산파밀리에 2·3·4단지'가 모여 5000여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를 이루고 있다.

지구 내 가장 작은 면적이 84㎡로 중대형이 주를 이루며, 백송초·덕이중·덕이고가 있고 녹지가 많아 거주하기에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통편이 단점이다. 경의중앙선 탄현역이 가장 가까운 전철역이지만 도보 역세권은 아니다. 버스를 한번 타야 한다. 또 경의중앙선 배차간격이 20여분 정도로 길다. 일산 중에서는 외곽에 있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팔리지 않은 집들이 있어 2011년 입주를 시작한 이후 최근까지도 입주가 계속됐다. 최초 분양가 대비 30~40%가량 낮은 가격으로 공매나 할인분양을 통해 미입주 세대가 지속 매각됐다. 이곳 아파트들의 입주시기와 가격이 비슷한데, 84㎡의 경우 분양가가 4억5000만원선에서 10여년 만인 최근에야 아파트값이 분양가 수준까지 올라왔다. 일산파밀리에 129㎡는 2008년 최초 분양가가 7억4000만원대였는데 현재 호가는 6억~6억8000만원으로 아직 분양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최근까지 공매로 하이파크시티 내 미입주 아파트들이 팔렸다. 사진은 하이파크시티 내 '공매할인분양'이 적힌 공인중개소 출입문과 주변 아파트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최근까지 공매로 하이파크시티 내 미입주 아파트들이 팔렸다. 사진은 하이파크시티 내 '공매할인분양'이 적힌 공인중개소 출입문과 주변 아파트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하이파크시티 내 공인중개소 대표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가 들어서면서 킨텍스 인근이나 파주 운정역 인근 신축 아파트값들이 많이 올랐는데, 하이파크시티 아파트들도 주변 집값 상승 분위기에 맞춰 올 들어 집값이 올랐다"며 "특히 상반기까지 공매, 할인분양 등으로 낮은 가격에 팔리던 것들이 대부분 마무리되며 현재는 입주가 98% 정도 진행됐고, 이에 따라 저가 매물이 사라져 바닥에서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 매물이 많지는 않다. 이 공인중개사는 "지난 7월말 도입된 임대차법으로 전세매물은 거의 없고 매매 물건 실입주 가능한 물건이 몇개 없다"며 "이쪽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전셋값이 급등하며 서울 사람들이 유입되거나, 이쪽 사람들이 더 저렴한 파주 운정·교하의 오래된 아파트로 가거나 한다"고 전했다. 파주 운정지구 신축 아파트는 GTX 수혜와 비규제지역 효과로 하이파크시티 단지들보다 비싸다.

3호선 연장, 지구 내 '덕이역' 신설 기대감… "저평가에 추가 상승 가능성"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내 단지 전경. 왼쪽부터 일산파밀리에2단지, 일산아이파크1단지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내 단지 전경. 왼쪽부터 일산파밀리에2단지, 일산아이파크1단지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모두 하이파크시티 아파트들의 저평가됐다고 봤다. GTX-A 수혜로 킨텍스 쪽 아파트와 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들이 급등했는데, 아직 불편한 교통을 감안하더라도 주변 아파트값 대비 덜 올랐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교통 호재도 예정돼 있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3호선 파주 연장선이 추진되고 있고, 이에 따라 지구 근처에 3호선 '덕이역'이 신설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지구에서 단지 규모가 1676가구로 가장 큰 일산파밀리에4단지가 역과 가장 가까울 것으로 꼽히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집이 잘 지어졌고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인 데다 낮은 가격으로 대량 나오던 매물도 없어져 오를 일만 남았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시내버스가 들어오는 등 교통이 더 개선돼야 한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이라 김포, 파주처럼 규제지역에서 해제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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