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보관' 화이자 백신 약점 메울 국내 물류기업, 딱 '1곳'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20.11.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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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에 위치한 화이자 코리아 본사. 2020.11.10/사진제공=뉴스1서울 명동에 위치한 화이자 코리아 본사. 2020.11.10/사진제공=뉴스1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영화 70도 이하로 5일만 보관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저온냉동 물류 인프라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선 화이자 백신이 패스트트랙으로 시판 허가를 받는다면 빠르면 내년 2분기부터 초저온 유통망을 통해 공급이 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SK (154,700원 ▼2,100 -1.34%)㈜가 지난 1월 투자한 한국초저온이 유일하게 초저온냉동 물류 관련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SK㈜는 한국초저온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콜드체인 물류업체 '벨스타 수퍼프리즈(Belstar Superfreeze)'에 약 2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하면서 2대주주가 됐다. 콜드체인은 신선식품 등의 저장∙운송 과정을 저온으로 유지시켜 품질을 확보하는 저온유통체계다.



벨스타는 2014년 미국 사모펀드 EMP벨스타가 설립했다. 최대주주인 EMP벨스타와 CITIC(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한국초저온이 경기도 평택 오성산업단지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에너지자립형 초저온 복합물류센터/사진제공=SK㈜한국초저온이 경기도 평택 오성산업단지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에너지자립형 초저온 복합물류센터/사진제공=SK㈜
한국초저온은 지난해 4월 경기도 평택시의 오성산업단지 내 2만8000평 규모의 대지에 현대식 저온 물류센터를 준공해 가동 중이다. 올 들어선 인천항만공사가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항배후단지 내 국내 최대 규모로 설립 예정인 초저온 복합 물류센터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 가고 있다. SK㈜는 125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도 보유하고 있다.

한국초저온의 차별적 경쟁력은 영하 162도의 초저온 환경에서 액화된 천연가스(LNG)를 다시 기체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저온 물류용 냉매로 재활용하는 기술에 있다. 이를 통해 폐기된 LNG 냉열을 재활용하고 기화에 사용된 바닷물을 다시 방류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

기존 전기 냉장 방식 대비 전기요금을 최대 70%까지 절감할 수 있어 원가경쟁력도 탁월하다. 전세계적으로 LNG 냉열을 활용한 초저온 물류센터 기술을 갖춘 기업은 한국초저온이 유일하다.
한국초저온 기술 개념도/사진=SK(주)한국초저온 기술 개념도/사진=SK(주)
EMP벨스타는 지난해 말 콜드체인(저온유통) 클러스터 조성사업과 관련해 인천항만공사와 3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골자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인천 송도 LNG터미널 인근 부지에 콜드체인 클러스터를 조성할 경우 일부 부지를 화이자 백신 등 의약품 보관 전용 물류센터로 건립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SK㈜는 2017년 글로벌 물류기업인 'ESR'에 투자하면서 물류사업에 진출했다. 전자상거래의 폭발적 증가로 SK㈜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2년 만에 2배로 뛰었으며, 최근 ESR이 홍콩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SK㈜의 투자 선구안이 빛을 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12일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유통되기 위해선 한국초저온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며 “SK㈜가 벨스타에 대한 추가 투자권도 있는 만큼 고부가 초저온 유통망에 투자했던 수혜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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