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젠 소액주주 임시주총 직접 연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11.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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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젠 "내년 정기주총 때 다루자" vs 소액주주 "받아들일 수 없어"

마크로젠 소액주주 임시주총 직접 연다


바이오 업체 마크로젠 (19,350원 ▼430 -2.17%)의 소액주주들이 직접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추진한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임시주총 소집청구를 허가받았으나, 마크로젠 측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다루자고 제안해서다. 소액주주들은 마크로젠이 사실상 임시주총 개최를 거부한 것이라고 보고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크로젠 소액주주들은 오는 13일에 모여 임시주총 일정, 장소 등을 정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9월 마크로젠 소액주주 142명은 소수주주를 대표하는 이사의 선임과 정관개정을 목적으로 하는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법원에 신청했고,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2일 이를 허가했다.

그러나 마크로젠은 전날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정기주총 준비와 일정이 겹쳐 불필요한 비용 낭비가 우려된다"며 "소액주주들이 제안한 안건을 내년 정기주총에 상정해 표결할 것을 이미 법무법인을 통해 제안했으며 현재까지 명확한 입장을 듣지는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소액주주들은 이같은 마크로젠의 제안에 크게 반발했다. 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주도한 한 소액주주는 "긴 시간 동안 노력해 임시주총 소집허가도 받았는데, 내년 3월 정기주총 때 안건을 다루자는 것은 임시주총을 안 열어주겠다는 것"이라며 "법무법인을 통해 마크로젠 측의 제안을 듣고, 직접 회사를 찾아가 거부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들은 임시주총 준비와 더불어 우호지분 찾기에 나섰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내용에 따르면 주총 소집을 요청한 소액주주들은 68만3956주(지분율 6.44%)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 측은 "지난해 주주명부를 확보해 우호 지분을 찾고 있고, 사모펀드 등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위임장 대결이 벌어질 경우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고 보고있다. 마크로젠 최대주주인 서정선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총 10.11%에 그치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이 직접 임시주총 개최 추진에 나선 이유다. 앞서 아리온테크놀로지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지난 6월 법원의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받고 의결권을 법무법인 김앤전에 위임해 8월18일 임시주총에서 경영진을 교체한 바 있다.

한편 2017년 태양금속공업의 2대 주주이자 일반 투자자였던 노회현씨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부터 임시주총 신청 허가를 받고, 임시주총 개최를 추진했으나 태양금속공업이 임시주총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노회현씨가 임시주총을 철회하면서 일단락된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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