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사진=KOVO
흥국생명은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GS칼텍스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3-25, 25-22, 25-19, 23-25, 17-15)로 이겼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개막 후 전승(6승) 행진으로 선두를 달렸다.
요소요소에서 김연경은 빛났다. 자신을 집중적으로 마크하는 선수들을 피해 강스파이크 대신 살짝 밀어 넣는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팀 분위기를 바꿨다. 물론 강스파이크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보다도 팬들의 눈길을 끈 그의 행동은 따로 있었다. 바로 강한 승부욕으로 인한 과격한 행동이었다.
상황은 두 번 나왔다. 김연경은 2세트 23-21에서 자신의 오픈 공격이 GS칼텍스 김유리의 손에 막히자 공을 바닥에 세게 내리쳤다. 분을 참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그러자 강주희 주심은 김연경을 따로 불러 구두로 경고를 줬다.
감정 섞인 액션은 5세트에도 나왔다. 15-14에서 자신의 공격이 권민지에게 걸리자 이번에는 네트를 붙잡고 울부짖었다. 이번에는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주심에게 왜 경고를 주지 않느냐는 항의를 했다. 중계화면을 보면 강주희 주심은 "상대방에게 화를 냈을 때는 경고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네트를 잡은 것은) 자기만의 감정 표현이다"라고 GS칼텍스 주장 이소영(26)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나온다. 결국 경고 없이 경기는 속개됐고, 흥국생명의 승리로 끝이 났다.
경기 후 양 팀의 사령탑은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차상현 감독은 "복잡한 심경이다. 어떤 식으로도 경고를 줬어야 한다"고 말했고,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절제해야 할 부분은 절제해야 한다"고 했다.
김연경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네트를 붙잡은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조금 과했다고 생각한다. 상대 팀에 대한 리스펙트가 없었다. 한 번 더 참았어야 했는데 아쉬운 포인트라 그러지 못했다. 잘못한 부분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공을 내리친 행동은 자신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부분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공을 세게 내리친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 없다. 나에 대한 표현이다. 공을 때린 것은 상대방에게 피해가 가지 않은 부분이라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