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30억원 기부....김범수가 만드는 '더 나은 내일'은?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이진욱 기자 2020.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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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김범수의 카카오제국 (下)

편집자주 카카오가 폭풍 성장했다. 분기 매출만 벌써 1조원을 돌파했다.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현재는 임직원 1만명, 계열사만 104개를 거느린 ‘카카오 제국’이 됐다. 2010년 3월 무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내놓은 지 10년 만의 성과다. 커머스, 핀테크, 게임, 모빌리티 등 신사업들이 줄줄이 ‘풍작’이다. 그러다 보니 포스트 코로나 시대 더 주목받는 회사가 됐다. 카카오의 폭풍 성장 이면을 들춰보면 사업 변곡점마다 발휘됐던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승부사적 뚝심이 있다. 그의 성장 스토리를 되짚어봤다.

"가보지 않은 길" 김범수가 그리는 카카오 시즌2
올해만 30억원 기부....김범수가 만드는 '더 나은 내일'은?


올해만 30억원 기부....김범수가 만드는 '더 나은 내일'은?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일관되게 강조해온 모토다. 올해 카카오가 서비스 10주년을 맞은 카카오의 미래 10년지계(카카오 시즌2)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기업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재무 성과도 내야 한다는 게 김의장의 지론이다. 이른바 ‘소셜 임팩트’다.

김 의장은 “요즘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카카오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그런 맥락에서 조금 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싶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선한의지를 갖는다면 확실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게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기업을 통해 사회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다.



◇"IT기술로 더나은 미래 만들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메신저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전사 임직원에게 영상편지로 감사를 전했다. 영상 말미에는 카카오를 대표하는 캐릭터 '라이언'이 인터뷰를 이끌어 낸 듯한 컴퓨터그래픽스(CG) 효과가 삽입됐다. 라이언은 지난 2017년 정기인사 당시 임원 승진자 명단에 '전무'로 이름을 올렸다. 라이언은 사내에서 '라전무'로 통한다. (동영상 갈무리) 2020.3.18/뉴스1(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메신저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전사 임직원에게 영상편지로 감사를 전했다. 영상 말미에는 카카오를 대표하는 캐릭터 '라이언'이 인터뷰를 이끌어 낸 듯한 컴퓨터그래픽스(CG) 효과가 삽입됐다. 라이언은 지난 2017년 정기인사 당시 임원 승진자 명단에 '전무'로 이름을 올렸다. 라이언은 사내에서 '라전무'로 통한다. (동영상 갈무리) 2020.3.18/뉴스1
김 의장 스스로 이를 실천해왔다. 대표적인 게 ‘100인의 최고경영자(CEO) 양성’ 사업이다. 김 의장이 2006년 카카오전신인 아이위랩 설립 당시부터 품었던 꿈이다. 우수한 IT스타트업에 투자해 후배 기업가를 양성하고 이들과 함께 성장해 건전한 IT생태계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사회를 바꿔가겠다는 것이다.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카카오벤처스는 선행기술과 콘텐츠, 서비스 분야 등 초기스타트업 전문 VC(벤처캐피탈)로 시장 크기보다는 스타트업이 해결하려는 문제의 크기에 더 집중했다. 이는 기술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김 의장의 포부와 맞닿아있다. 카카오는 지금까지 170개 스타트업에 투자해 당초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2016년 설립한 카카오메이커스(현재는 카카오커머스와 합병)도 마찬가지다. 주문생산기반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원낭비와 환경파괴를 막는 아이디어 상품을 잇따라 선보여왔다. 주문받아 생산하는 만큼 제조사의 고질적인 재고부담을 해소하고 불필요한 생산을 막아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100인 CEO양성, 카카오임팩트, 카카오메이커스까지…기업통한 사회환원 강조



2018년 40억원을 출자해 공익재단인 ‘카카오임팩트’를 설립하고 사회공험 플랫폼인 ‘같이가치’를 통해 사회적 기부에 적극 나서는 것도 주목된다. 카카오가 국민의 사랑 속에서 성장한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올 들어서만 30억원어치 개인주식을 집중호우 피해자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기부했다. 앞서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체인지메이커를 발굴해 지원하는 아쇼카한국재단에 카카오주식 3만주를 쾌척했고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를 통해서도 3만주를 기부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회성 기부나 봉사 등 전통적인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혁신과 도전 등 ‘벤처정신’을 더해 새로운 사회적 환원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게 김 의장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조성훈 기자

카카오 폭풍성장 뒤엔 '김범수의 사람들' 있었다

올해만 30억원 기부....김범수가 만드는 '더 나은 내일'은?
카카오가 올해 실적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용인술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김 의장은 지난 2018년 여민수·조수용 공동 대표에게 카카오 경영을 맡겼다. 두 대표 모두 브랜드 전문가라는 게 의외였다. 통상 공동대표 체제는 1명이 경영을 책임지면 다른 1명이 마케팅이나 연구를 총괄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 그대로 ‘공동 경영’방식이다. 두 대표의 콤비전략은 통했다. 광고와 브랜드 분야의 강점을 살려 이용자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카톡 광고모델을 도입했고, 그 결과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이끌었다.

◇여민수·조수용 공동 CEO 발탁 전략 통했다

김 의장과 두 대표의 인연은 오래됐다. 여 대표는 2000년 NHN에 입사하면서 김 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09년까지 9년 동안 네이버 검색사업부장, 이비즈 본부장 등을 지내며 네이버 검색광고사업을 이끌었다. 조 대표는 1999년 프리챌 디자인센터장을 거쳐 2003년부터 NHN에 합류, 디자인총괄을 맡았다. 김 의장과는 4년간 NHN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다.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을 이끄는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도 NHN에서 김 의장과 함께 일했던 사이다. 김 의장은 이 대표가 2010년 카카오페이지의 전신인 포도트리를 창업할 때 지분 50%를 투자했다. 카카오는 2015년 포도트리를 인수했으며 포도트리는 2018년 카카오페이지로 사명을 바꿨다. 김 의장은 포도트리가 사업이 부진할 때도 이 대표를 끝까지 믿으며 지원했다. 그 결과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의 신사업 계열사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핵심 자회사가 됐다.

◇삼성SDS·NHN 거치며 동고동락한 자회사 CEO들

NHN에 앞서 한게임 창업 당시 김 의장과 동고동락했던 이들도 김범수의 사람들로 꼽힌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다. 남궁 대표는 김 의장이 사회 초년생 몸 담았던 삼성SDS 출신으로, 한게임 초창기에 직접 PC방을 돌아다니며 영업을 하는 등 회사를 키우는데 공헌했다. 그는 이후 게임사 엔진 대표를 맡다 2016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대표가 됐다. 남궁 대표는 취임 4년 만에 카카오게임즈를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시켰다. 그는 IPO(기업공개) 흥행 일등공신으로 주식부호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문태식 카카오VX 대표도 빼놓을 수 없는 한게임 올드보이다. 문 대표도 김 의장과 함께 삼성SDS에 있었고, 한게임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한솥밥을 먹었다. 문 대표는 PC방 정산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했다. 2012년 창업한 스크린골프업체 마음골프(현 카카오VX)가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되면서 김 의장과 재회했다.

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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