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이 불러온 바람…카카오 내리고, 대한항공 떴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11.1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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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화이자 백신'이 불러온 바람…카카오 내리고, 대한항공 떴다


미국 대형 제약사 화이자가 불러온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 호재가 국내 증시를 흔들었다.



바이러스 종식 기대감에 그동안 부진했던 여행·항공 등 ‘컨택트주(소비·관광·여행 등 대면 활동이 필요한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는 뛰었다. 반면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는 언택트(비대면)주는 약세를 보였다.

증권업계는 이날 주가 향방을 컨택트와 언택트의 추세 전환으로 결론내리기는 섣부르다는 평가를 내놨다. .



10일 증시에서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2450원(11.24%) 오른 2만4250원에 마감했다. 진에어(11.54%), 제주항공(11.11%), 티웨이항공(10.00%) 등도 10%대 넘는 강세를 보였다.

항공주의 강세에 코스피 운수창고업종 지수도 3.58% 올랐다. 여행주도 마찬가지다. 하나투어(9.17%)를 비롯해 노랑풍선(6.81%), 참좋은여행(6.68%), 모두투어(6.90%), 레드캡투어}(2.72%) 등도 가파르게 올랐다.

호텔·레저·소비 관련주도 빨간 불을 켰다. CJ CGV(5.78%)와 쇼박스(3.79%), 카지노업체인 GKL(7.63%)과 강원랜드(3.72%), 호텔신라(5.81%) 등이 모두 상승했다. 면세점과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는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도 4~5%가량 올랐다.


일부 컨택트주에는 기관 자금도 쏠리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기관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328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호텔신라(268억원), 대한항공(259억원), 신세계(171억원) 등은 사들였다.

이는 미국 대형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에 그간 약세였던 컨택트주가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컨택트주’의 부활은 백신 투입의 실질 영향보다 투자 심리 개선 덕분으로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반인에게까지 백신 투입이 되려면 내년 말이나 돼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보다 ‘정상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는 점만으로도 투자심리에는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신 개발 소식이 모두에 호재였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혔던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언택트(비대면)주가 대표적이다. NAVER는 1만5000원(5.03%) 내린 28만3000원을, 카카오도 1만5500원(4.17%) 내린 35만6000원을 기록했다.

‘집콕’ 수혜를 입었던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더블유게임즈 등 게임주도 2~5% 하락했다.

(AFP=뉴스1) = 9일 뉴욕 화이자 월드 본사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화이자 주식은 이날 월가 거래 개시전 코로나19 백신이 90% 효과적이라는 발표에 급등했다.   ⓒ AFP=뉴스1(AFP=뉴스1) = 9일 뉴욕 화이자 월드 본사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화이자 주식은 이날 월가 거래 개시전 코로나19 백신이 90% 효과적이라는 발표에 급등했다. ⓒ AFP=뉴스1
코로나19 발생 이후 매출이 급등하며 주목받았던 진단키트주도 일제히 내렸다. 서 연구원은 “언택트 관련 종목군의 경우 매물 출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정상으로 복귀가 진행될 경우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가 언택트주와 컨택트주의 전환으로 이어지긴 이르다는 평가다. 특히 언택트주가 ‘반짝’ 테마에 그치기보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언택트 산업이 침체에 빠진 내수경제에 기여했던 부분은 한시적이기보다 앞으로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가깝다”며 “이날 주가 향방이 손바뀜이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언택트 산업은 성장 가치를 실질 이익이나 고용 창출 등으로 보여주면서 주가에 대한 재평가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이날 주가는 시장 심리 차원에 따른 반응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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