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 영업장 방역작업. /사진=강원랜드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카지노가 한산한 모습. /사진=유승목 기자
예견된 실적쇼크다. 주 고객층인 일본,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하늘길이 여전히 봉쇄된 탓에 '개점휴업'이 지속됐다. 3분기 방한 외국인이 95% 이상 감소하며 그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단체(PKG), 개별(FIT) 여행 뿐 아니라 △상용 △공용 △유학·연수 △기타(나머지+승무원) 등 여행수요 전반이 '제로(0)'에 수렴하며 관광·비즈니스 수요가 모두 끊겼다. 국내 거주 외국인, 교포들의 방문으로 매출 제로라는 최악의 상황만 간신히 면했다.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 역시 여전히 업황이 바닥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상반기 내내 이어졌던 휴장이 7월부터 제한적으로나마 풀렸지만 8월 중순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영업이 어려워졌다. 3분기 649억원의 적자를 냈고 매출액은 전년 대비 81% 줄어든 766억원에 그쳤다.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직전 분기보다 적자폭을 줄이긴 했지만 창립 이래 첫 적자운영이 불가피해졌다.
허리띠를 졸라매도 활로가 안 보인다
/사진=GKL
하지만 매출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극한의 다이어트도 큰 효과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카지노를 비롯한 관광산업 자체가 워낙 외생변수에 영향을 크게 받는 영역이다보니, 코로나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고꾸라진 업황을 되돌릴 수 있는 방안이 없다.
공기업인 GKL과 강원랜드는 제대로 된 대응책이 다소 부족하단 지적을 받고 있다. GKL의 경우 경찰 출신으로 카지노·관광 관련 경험이 없는 유태열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피어 오르는 상황이다. 강원랜드 역시 문태곤 사장이 오는 12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위기 상황에서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
강원랜드 카지노 일반영업장. /사진=강원랜드
이처럼 카지노산업이 붕괴는 전체 여행시장 고사까지 촉진할 수 있다. 정부 관광정책의 돈줄인 관광진흥개발기금의 20% 이상이 카지노업체 매출에서 걷는 카지노 납부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연간 2500억원 규모였던 납부금이 2021년부터는 1500억원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지노 적자로 기금규모가 위축되면 정부 지원으로 버티는 여행기업들의 줄도산까지 이어질 수 있단 우려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방역모범 지역/국가간 입국금지 해제, 자가격리 면제 등 여행규제 완화) 등의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끊어진 여행길이 복구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일본이나 중국 등 주요 고객층을 구성하는 지역들과의 여행교류가 재개되지 않는 한 카지노 위기도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