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폭풍성장 뒤엔 '김범수의 사람들' 있었다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11.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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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김범수의 카카오제국 ③

편집자주 카카오가 폭풍 성장했다. 분기 매출만 벌써 1조원을 돌파했다.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현재는 임직원 1만명, 계열사만 104개를 거느린 ‘카카오 제국’이 됐다. 2010년 3월 무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내놓은 지 10년 만의 성과다. 커머스, 핀테크, 게임, 모빌리티 등 신사업들이 줄줄이 ‘풍작’이다. 그러다 보니 포스트 코로나 시대 더 주목받는 회사가 됐다. 카카오의 폭풍 성장 이면을 들춰보면 사업 변곡점마다 발휘됐던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승부사적 뚝심이 있다. 그의 성공 스토리를 되짚어봤다.

카카오 폭풍성장 뒤엔 '김범수의 사람들' 있었다


카카오가 올해 실적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용인술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김 의장은 지난 2018년 여민수·조수용 공동 대표에게 카카오 경영을 맡겼다. 두 대표 모두 브랜드 전문가라는 게 의외였다. 통상 공동대표 체제는 1명이 경영을 책임지면 다른 1명이 마케팅이나 연구를 총괄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 그대로 ‘공동 경영’방식이다. 두 대표의 콤비전략은 통했다. 광고와 브랜드 분야의 강점을 살려 이용자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카톡 광고모델을 도입했고, 그 결과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이끌었다.

여민수·조수용 공동 CEO 발탁 전략 통했다
김 의장과 두 대표의 인연은 오래됐다. 여 대표는 2000년 NHN에 입사하면서 김 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09년까지 9년 동안 네이버 검색사업부장, 이비즈 본부장 등을 지내며 네이버 검색광고사업을 이끌었다. 조 대표는 1999년 프리챌 디자인센터장을 거쳐 2003년부터 NHN에 합류, 디자인총괄을 맡았다. 김 의장과는 4년간 NHN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다.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을 이끄는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도 NHN에서 김 의장과 함께 일했던 사이다. 김 의장은 이 대표가 2010년 카카오페이지의 전신인 포도트리를 창업할 때 지분 50%를 투자했다. 카카오는 2015년 포도트리를 인수했으며 포도트리는 2018년 카카오페이지로 사명을 바꿨다. 김 의장은 포도트리가 사업이 부진할 때도 이 대표를 끝까지 믿으며 지원했다. 그 결과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의 신사업 계열사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핵심 자회사가 됐다.
삼성SDS·NHN 거치며 동고동락한 자회사 CEO들
NHN에 앞서 한게임 창업 당시 김 의장과 동고동락했던 이들도 김범수의 사람들로 꼽힌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다. 남궁 대표는 김 의장이 사회 초년생 몸 담았던 삼성SDS 출신으로, 한게임 초창기에 직접 PC방을 돌아다니며 영업을 하는 등 회사를 키우는데 공헌했다. 그는 이후 게임사 엔진 대표를 맡다 2016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대표가 됐다. 남궁 대표는 취임 4년 만에 카카오게임즈를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시켰다. 그는 IPO(기업공개) 흥행 일등공신으로 주식부호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문태식 카카오VX 대표도 빼놓을 수 없는 한게임 올드보이다. 문 대표도 김 의장과 함께 삼성SDS에 있었고, 한게임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한솥밥을 먹었다. 문 대표는 PC방 정산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했다. 2012년 창업한 스크린골프업체 마음골프(현 카카오VX)가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되면서 김 의장과 재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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