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이 뒤흔든 증시…카카오 지고, 대한항공 뜨나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11.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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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AFP=뉴스1) = 9일 뉴욕 화이자 월드 본사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화이자 주식은 이날 월가 거래 개시전 코로나19 백신이 90% 효과적이라는 발표에 급등했다.   ⓒ AFP=뉴스1(AFP=뉴스1) = 9일 뉴욕 화이자 월드 본사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화이자 주식은 이날 월가 거래 개시전 코로나19 백신이 90% 효과적이라는 발표에 급등했다. ⓒ AFP=뉴스1


미국 대형 제약사 화이자가 불러온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 호재가 국내 증시를 흔들었다. 바이러스 종식 기대감에 그동안 부진했던 여행·항공 등 '컨택트주(소비·관광·여행 등 대면 활동이 필요한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는 선전한 반면,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는 언택트(비대면)주는 약세를 보이면서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이날 주가 향방을 컨택트와 언택트의 추세 전환으로 결론내리기는 섣부르다는 평가다.



10일 오전 10시 52분 현재 증시에서 대한항공 (20,800원 0.00%)은 전 거래일 대비 2700원(12.39%) 오른 2만4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진에어 (13,320원 ▼50 -0.37%)(10.43%), 제주항공 (10,750원 0.00%)(11.48%), 티웨이항공 (2,620원 0.00%)(10.00%) 등도 10%대 넘는 강세다.

항공주의 강세에 코스피 운수창고업종 지수도 4%대 상승세다.



여행주도 마찬가지다. 하나투어 (58,000원 ▼800 -1.36%)(11.90%)를 비롯해 노랑풍선 (7,160원 ▼10 -0.14%)(19.95%), 참좋은여행 (6,930원 ▲50 +0.73%)(10.85%), 모두투어 (15,910원 ▲30 +0.19%)(10.00%), 레드캡투어 (15,120원 ▲40 +0.27%)(9.16%) 등도 가파른 오름세다.

호텔·레저·소비 관련주도 상승세다. CJ CGV (5,710원 ▼150 -2.56%)쇼박스 (3,750원 ▲85 +2.32%)는 6~8%대 상승세고, 카지노업체인 GKL (13,730원 ▼90 -0.65%)강원랜드 (14,930원 ▲60 +0.40%)는 4~6%대, 호텔신라 (57,500원 ▲300 +0.52%)도 6% 이상 오르고 있다. 면세점과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는 신세계 (161,900원 ▼1,800 -1.10%), 현대백화점 (50,700원 ▲400 +0.80%) 등도 4~5%대 강세다.

이는 미국 대형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에 그간 약세였던 컨택트주가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3상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NIAID(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백신의 유효성이 50∼60%만 돼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90%는 이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화이자는 현재 2개월 간의 안정성 데이터도 확보 중인데, 문제 없는 것이 확인될 경우 이달 중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컨택트주'의 부활은 백신 투입의 실질 영향보다는 투자 심리 개선 덕분으로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반인에게까지 백신 투입이 되려면 내년 말이나 돼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보다 '정상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는 점만으로도 투자심리에는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신 개발 소식이 모두에 호재였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혔던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언택트(비대면)주가 대표적이다. NAVER (183,800원 ▲3,700 +2.05%)는 1만2000원(4.03%) 내린 28만6000원을, 카카오 (48,100원 ▲600 +1.26%)도 1만2500원(3.36%) 내린 35만9000원을 기록 중이다. '집콕' 수혜를 입었던 엔씨소프트 (174,400원 ▲3,900 +2.29%)넷마블 (56,900원 ▲1,400 +2.52%), 더블유게임즈 (44,150원 ▲200 +0.46%) 등 게임주도 1~3%대 약세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매출이 급등하며 주목받았던 진단키트주도 일제히 내림세다.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 (22,200원 ▲100 +0.45%)(-5.89%)를 비롯해 피씨엘 (1,217원 ▲10 +0.83%), 수젠텍 (5,620원 ▼10 -0.18%), 휴마시스 (1,770원 ▲8 +0.45%)는 5~7%대 넘게 떨어지고 있다.

서 연구원은 "언택트 관련 종목군의 경우 매물 출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정상으로 복귀가 진행될 경우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가 언택트주와 컨택트주의 전환으로 이어지긴 이르다는 평가다. 특히 언택트주가 '반짝' 테마에 그치기보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언택트 산업이 침체에 빠진 내수경제에 기여했던 부분은 한시적이기보다 앞으로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가깝다"며 "이날 주가 향방이 손바뀜이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언택트 산업은 성장 가치를 실질 이익이나 고용 창출 등으로 보여주면서 주가에 대한 재평가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이날 주가는 시장 심리 차원에 따른 반응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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