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방장관 전격 교체…대선불복 軍동원 포석?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11.10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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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 사진=김창현 기자 chmt@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올해 전국적인 인종차별 항의시위 당시 연방군 투입에 반대했던 에스퍼 장관을 경질했다는 점에서 대선불복 과정에서 군 동원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매우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밀러 국가대테러센터 소장이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즉각 효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스는 훌륭한 일을 할 것"이라며 "마크 에스퍼는 해임됐다. 그의 봉사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7월 국방장관에 오른 에스퍼 장관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지난 6월 미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났을 때 진압을 위해 연방군을 투입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 언론에선 대선 직후 에스퍼 장관이 경질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에스퍼 장관의 해임에 대해 "수개월 전부터 예상됐던 일"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불복을 위해 군을 동원해야 할 상황에 대비해 장애물을 사전에 제거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미군은 '정치 불개입' 전통을 오랜 자랑으로 여겨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명령을 따를지는 의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보니 글릭 국제개발처(USAID) 부처장도 해임했다. USAID는 대외 원조를 담당하는 곳이다.

대선 패배로 내년 1월20일 임기 종료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눈엣가시였던 다른 고위 관리들을 상대로도 피의 보복에 나설 것을 미 언론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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