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실적 3Q만에 넘어선 셀트리온...글로벌 빅파마와 겨룬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0.11.1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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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실적 3Q만에 넘어선 셀트리온...글로벌 빅파마와 겨룬다


셀트리온이 지난해 기록한 연간 최대 실적을 3분기만에 넘어서며 제약바이오 시장 1위를 독주하고 있다. 계획대로 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와의 3사 합병이 이뤄지면 9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56조6000억원 규모의 대형바이오제약사가 탄생하게 된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빅파마와 신약경쟁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3분기에만 매출 5488억원, 영업이익 2453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9% 영업이익은 137.8% 증가했다.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1조3504억원, 영업이익은 547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1조1285억원, 영업이익 3780억원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셀트리온의 3분기 실적은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빅5' 제약사와 비교해도 월등한 실적이다.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1조원을 넘었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 미치지 못했고, 종근당은 별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 1조원을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매출 1조원 클럽 진입이 예상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8000억원 수준이다.

셀트리온 제2공장 전경 / 사진제공=셀트리온셀트리온 제2공장 전경 / 사진제공=셀트리온
위탁생산 매출 증대효과 '톡톡'
셀트리온은 3분기 실적에 대해 바이오의약품 시장 확대와 위탁생산(CMO) 매출 증대, 생산 효율성 개선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매출의 경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IV가 안정적으로 팔렸고 램시마SC 적응증 확대로 판매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늘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이어 지난 7월 성인 염증성 장질환,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성인 적응증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획득한 효과다.



또 테바(TEVA)의 편두통 치료제 ‘아조비(Ajovy)’의 글로벌 성장으로 위탁생산(CMO) 공급이 증가한 영향도 컸다.

영업이익은 이들 제품의 매출 신장과 1공장 증설 시설의 가동화로 생산 효율성이 개선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셀트리온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은 유럽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유럽 시장에서 램시마 55%, 트룩시마 37%, 허쥬마 1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넓혀 가고 있다. 3분기 기준 화이자를 통해 판매중인 램시마는 11.3%, 테바를 통해 판매중인 트룩시마는 20.4%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과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16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열린 '셀트리온그룹 비전 2030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셀트리온 서정진 회장과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16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열린 '셀트리온그룹 비전 2030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연말 코로나19 치료제 중간발표 기대감
지난해 기록한 창사 최대 실적을 이미 넘어선 셀트리온은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사별 올해 누적 예상 실적을 종합해보면 매출 1조7000억원에 영업이익 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진단키트 전문업체와 항원, 항체, 듀얼 등 다양한 형태의 진단키트도 개발해 공급 중인데 아직 충분히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 도매유통사와 2100억원 규모의 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내년에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CT-P59' 개발 성공 여부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임상 1상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고,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이명선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쯤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2·3상 중간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며 "그 결과에 따라 내년 긴급사용승인이 되면 판매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연말까지 합병 계획을 구체화하고 내년 합병작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신약 연구·개발부터 생산과 판매를 아우르는 초대형 제약사가 탄생하는 것으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서정진 회장은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고 스타트업으로 새출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3사가 합병하면 국내 제약기업과의 비교가 더이상 무의미해진다"며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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