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왕좌' 오른 셀트리온, 글로벌 빅파마와 겨룬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0.11.0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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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왕좌' 오른 셀트리온, 글로벌 빅파마와 겨룬다


셀트리온 (179,200원 ▲500 +0.28%)이 지난해 기록한 연간 최대실적을 3분기 만에 돌파하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1위로 올라섰다. 서정진 회장의 계획대로 내년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셀트리온제약 (91,600원 0.00%)과의 3사 합병이 이뤄지면 시가총액 56조6000억원의 초대형 바이오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내년부터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빅파마와 신약 경쟁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 3분기(7~9월) 매출 5488억원, 영업이익 24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89.95%, 영업이익은 137.79% 증가했다.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1조3504억원, 영업이익은 547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1조1285억원, 영업이익 378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다.



셀트리온의 3분기 실적은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빅5’ 제약사와 비교해도 월등하다.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1조원을 넘었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 미치지 못했고, 종근당은 별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하지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매출은 8000억원 수준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시장 확대와 위탁생산(CMO) 매출 증대, 생산 효율성 개선 등이 3분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IV’가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였고, 램시마SC도 적응증 확대로 매출이 늘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이어 지난 7월 성인 염증성 장질환,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성인 적응증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획득한 효과다.



또 위탁생산(CMO)을 맡은 테바(TEVA)의 편두통 치료제 ‘아조비(Ajovy)’의 판매가 늘면서 이 부문 실적도 크게 늘었다. 아조비 CMO 계약규모는 총 1156억원으로 3분기에만 465억원이 반영됐다.

지난해 기록한 창사 최대 실적을 이미 넘어선 셀트리온은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업계의 올해 연간 실적 예상치는 매출 1조7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이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진단키트 전문업체와 항원, 항체, 듀얼 등 다양한 형태의 진단키트도 개발해 공급 중인데 아직 충분히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 도매유통사와 2100억원 규모의 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내년에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CT-P59’ 개발 성공 여부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치료제는 현재 임상 1상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고,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이명선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쯤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2·3상 중간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며 “그 결과에 따라 내년 긴급사용승인이 되면 판매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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