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 사진제공=한국거래소
9일 증시에서 SK이노베이션 (118,100원 ▼300 -0.25%)은 전일 대비 10.95% 오른 15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총 거래량은 208만주로 전일 총 거래량(73만여주)의 2.8배에 달했다. 외국인(+203억원) 기관(+237억원)의 동반 순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급등했다.
2차전지 완제품 제조사들의 동반강세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영향으로 보인다. NBC뉴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지난 7일(현지시간) 선거인단 279명을 확보, '매직넘버'(당선 기준선) 270명을 넘으면서 당선이 확정됐다.
친환경 산업 관련주는 바이든 후보 당선시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꼽혀왔다. 그는 대통령 당선 시 향후 4년간 청정 에너지·인프라에 2조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5~6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9361억원을 순매수했는데, LG화학(4669억원)과 삼성SDI(2054억원)만 합쳐 6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OCI(136억원), 씨에스윈드(105억원), 대한유화(72억원), 두산퓨얼셀(64억원) 등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코프로(38억원), 엘앤에프(35억원), 유니슨(28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배터리 핵심소재를 만드는 주요 종목들의 주가도 이날 일제히 올랐다. 리튬이온 전지의 4대 핵심 소재에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전해질), 분리막 등이 꼽힌다. 양극재는 리튬의 공급원으로 전지의 충전·방전시 양극재 결정격자로부터 리튬을 방출·흡수함으로써 전지 내에 전기 에너지를 저장·방출하도록 하는 소재다. 음극재는 리튬이온과 전자를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소재로 음극재와 양극재 사이의 전위차가 클수록 전압이 더 커진다.
전해액은 리튬이온을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로 여기에 첨가제가 투입되면 에너지 밀도나 배터리 수명, 충·방전 시간 등에 개선이 가능해진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하는 것을 막아 전기적 단락을 방지하는 주요 소재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배터리 소재 관련 종목들의 주가와 실적도 긍정적인 전망이 기대된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의 셀 소재 배합 기술이 해외 업체에 앞서 있는 상황으로 국내 업체들은 산업 성장률을 뛰어넘는 수준의 성장 스토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는 배터리 관련주 뿐 아니라 태양광 테마주들도 강세였다. 신성이엔지 (2,315원 ▲100 +4.51%)가 이날 상한가에 근접한 29.76%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오성첨단소재 (1,407원 ▼19 -1.33%), 한화솔루션 (28,350원 ▲700 +2.53%), OCI (96,800원 ▲2,700 +2.87%), 에스에너지 (1,902원 ▼7 -0.37%) 등이 6~10% 가량 주가가 올랐다. 풍력 테마주인 태웅 (19,150원 ▼320 -1.64%), 씨에스베어링 (8,190원 ▼220 -2.62%), 유니슨 (1,110원 ▼15 -1.33%) 등이 5~12% 올랐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뚜렷한 성장 기대나 확실한 정책적 지원이 예상되는 업종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 LG화학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 친환경 정책 수혜업종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