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엑스 주가 부진은 기관 매물 탓이다. 기관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연일 순매도해 이 기간 약 45만주, 49억원 어치 팔았다. 일평균 거래량이 10만주 안팎에 불과한 종목에 기관 매도가 이어지면서 부진을 못 벗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애슬레저룩 패션산업 성장성 우려가 걷혀야 주가가 개선될 것으로 본다.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안다르 파지티브 스튜디오’에서 오픈 기념 요가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 2929.10.22./뉴스1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애슬레저룩 시장 규모는 2016년 1조5000억원에서 올해 3조원까지 2배 가량 성장했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브랜드 ‘룰루레몬’ 외에 국내에서도 안다르, 젝시믹스, 뮬라웨어가 경쟁을 벌이고 있고 브랜드가 없는 일반 의류업자들도 레깅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의류산업이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점, 유명인의 SNS 광고 없이는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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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안다르는 ‘신세경 레깅스’로 명성을 얻어 빠르게 성장했고 젝시믹스 역시 ‘제시’와 ‘김종국’을 모델로 써 인지도를 높였다. 브랜드엑스는 지난 1분기 매출액(257억원) 중 광고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가 126억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레깅스 특성상 봄, 가을이 성수기다. 젝시믹스가 3분기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4분기까지 호실적을 달성하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만큼 ‘요가복의 샤넬’이라 불리는 룰루레몬처럼 브랜드 프리미엄을 부여받기도 어렵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요가복이 인기지만 패션산업은 트렌드 교체 주기가 워낙 빨라 언제 등산복 브랜드처럼 추락할지 모른다”며 “게다가 룰루레몬과 달리 국내 브랜드들은 고객 충성도가 낮고, 광고를 하지 않으면 금세 매출이 꺾여 투자하기 꺼려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다르가 호전실업 (7,460원 ▲70 +0.95%)으로부터 지분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를 시장 예상보다 높은 약 900억원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호전실업은 스포츠 의류전문 OEM(주문자상표부착)업체로, 향후 어떤 시너지를 낼지에 따라 요가복 시장에 대한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 안다르는 프리IPO를 진행해왔는데, 이날 호전실업으로부터 70억원 투자를 받았다. 호전실업은 안다르 지분 7.53%를 보유하게 됐다.
호전실업 관계자는 “의류 트렌드가 빨리 바뀌긴 하지만 애슬레저가 아니면 의류 중 성장하는 분야가 없어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우리는 노스페이스 등 스포츠의류를 전문 생산해왔기에 안다르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