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대표가 10월28일 '경영진 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한다는 KT 성장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입찰에 응할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사실상 KT와 수의계약 형식으로 매각 협상이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T는 이 과정에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케이블TV 1~2위인 LG헬로비전(옛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걸 지켜봐야 했다. 절치부심한 끝에 올 들어 유료방송 시장 2차 재편이 시작되자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에 성공한 데 이어 KT가 직접 딜라이브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구현모 "아무리 용써도 2등은 어려워"
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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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딜라이브(시장점유율 5.8%)를 인수하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KT(21.96%)와 KT스카이라이프(9.56%), 현대HCN(3.95%), 딜라이브(5.98%)를 합해 41.45%까지 올라간다. LG유플러스·LG헬로(24.91%),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24.17%)를 멀찌감치 따돌리는 압도적인 1위다.
딜라이브는 특히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201만 명의 우량 가입자를 확보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높다. 서울 강남과 송파 등 노른자위 권역 사업권도 확보하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블TV 인수 추진 배경에 대해 "13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콘텐츠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미디어사업에선 1등이 중요하다. 1등과 2등은 다르다"며 "1등을 하면 수월하고, 2등을 하면 아무리 용을 써도 힘들다"고도 했다.
매매가격 이견 '변수'…노조는 "적극 협력"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도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와 CMB 인수 추진 여부에 대해 "(케이블TV M&A)는 합병이 아닌 인수다. KT와 시너지를 갖고 성장할 수 있다면 충분히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케이블TV 추가 인수 추진 의사를 사실상 공개적으로 천명했던 셈이다.
핵심 변수는 역시 가격이다. 시장 상황만 보면 매도자보다는 매수자에 유리한 환경이다. 딜라이브 외에 CMB도 매물로 나와 있어서다. 시간도 매수자 편이다. KT는 4500억~6000억 원의 안팎을 적정 인수 가격으로 생각하고 있는 반면, 채권단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은 훨씬 높다.
가격 외에 딜라이브의 부채 규모와 노조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딜라이브 노조(희망연대노동조합 딜라이브 지부)가 최근 M&A에 적극 찬성하고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매각 성사에 부담이 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