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語사전] '모질음' '줴버리다'…대남 비난에 사용된 북한말

뉴스1 제공 2020.11.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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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매체 보도된 비난 보도들 살펴보니

[편집자주]'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 사드기지인 성주골프장에서 이동하고 있다. 2017.9.10/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 사드기지인 성주골프장에서 이동하고 있다. 2017.9.10/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최근 대남 비난에 사용한 북한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남한은) 지난 시기 조선(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켰던 '사드'의 추가배치를 추진하려고 모질음을 쓰고 있다."

지난 3일 선전매체 '메아리'는 남한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여기서 모지름은 우리말 '모질음'의 북한식 표현이다. 이는 "고통이나 괴로움을 견디어 내려고 모질게 쓰는 힘"또는 "무엇을 이루려고 안타까이 모대기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외교부가 사드와 관련해 Δ미국 미사일 방어체계(MD) 참여 Δ사드 추가 배치 Δ한·미·일 군사 협력 등을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3불 원칙'은 "합의, 약속이 아닌 협의의 결과"라고 발표한 데 대한 반발이다.

한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14일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성주기지 사드 포대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구축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북한은 사드 추가 배치를 위한 '모질음'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국의 거수기로 전락해 공정성과 정의를 줴버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침을 남침으로 오도해 채택한 부당한 결의를 내들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사실'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또 다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30일 6·25 한국전쟁이 미국과 남한의 '북침'으로 발발한 것이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움) 발언에 힘을 실었다. 유엔 안보리의 결의는 '적반하장'이라는 게 매체의 주장이다.

여기서 '줴버리다'는 쥐여버리다의 북한식 준말이다. 쥐여버리다는 "함부로 내버리고 돌아보지 아니하다" "마땅한 사람을 돌보아 쓰지 아니하고 관심 밖에 두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기념해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을 참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월 22일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기념해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을 참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월 22일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대남 비난에 자주 쓰이는 단어로는 '아츠럽다'도 있다. 지난 2018년 '우리민족끼리'는 "보수집권 9년 간 이 땅에는 동족대결의 아츠러운 굉음만 울렸고 전쟁 위험이 항시적으로 떠돌았다"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해 북한과 대화는 지속하면서도 제재를 풀지 않는 미국을 향해서도 "제재 지속과 같은 듣기 싫은 소리들이 사람들의 귀를 아츠럽게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츠럽다'는 "보거나 듣기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거북하다"는 뜻의 북한어다. 지난 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남포대경수산사업소 일꾼들을 소개하면서 "아츠러운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권양기, 긴장하여 주시하는 눈빛들"이라며 '기계 소리' 묘사를 위해 이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 모지름
[명사]
고통을 견디어 내려고 모질게 쓰는 힘.

■ 줴버리다
[동사] 쥐여버리다의 준말
쥐여버리다=1. 함부로 내버리고 돌아보지 아니하다. 2. 마땅한 사람을 돌보아 쓰지 아니하고 관심 밖에 두다.

■ 아츠럽다
[형용사]
1. 보거나 듣기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거북하다. 2. 소리가 신경을 몹시 자극하여 듣기 싫고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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