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아직 몰라"…'블루웨이브' 우려에 美증시 주춤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11.0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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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빌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치 매코넬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상원 선거 당선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루이스빌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치 매코넬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상원 선거 당선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미국 대선을 전후해 나흘 연속 랠리를 펼친 뉴욕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기를 굳혀가는 가운데 당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당의 상원 장악 시나리오가 다시 힘을 얻으면서다.

민주당이 수성에 성공한 하원 뿐 아니라 상원과 백악관까지 석권하는 '블루웨이브'(민주당을 상징하는 색인 파랑 물결)가 현실화될 경우 증세와 대형 기술기업 규제 등의 반(反) 시장적 정책이 주가를 짓누를 것을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조지아 2석에 운명 갈리는 美상원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6.78포인트(0.24%) 내린 2만8323.4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더드앤푸어스) 500 지수도 1.01포인트(0.03%) 하락한 3509.44를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 모두 4거래일 만에 첫 하락이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30포인트(0.04%) 오른 1만1895.23으로 마감했다. 다만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은 소폭 하락했고 테슬라 역시 1.9% 떨어졌다.



이날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 주요 기술주들이 하락한 건 민주당이 백악관과 하원 뿐 아니라 상원까지 장악하고 증세와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밀어붙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은 당초 이번 선거에서도 현재 구도가 유지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예상이었다. 그러나 상원 2석에 대한 선거가 치러진 남부 조지아 주가 개표 막판 변수로 부상했다.

조지아 주는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를 치르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1석은 결선 투표가 확정됐고 1석은 결선 투표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민주당이 내년 1월5일 결선 투표를 통해 2석을 모두 가져간다면 상원 100석 가운데 딱 절반인 50석을 차지하게 된다. 문제는 미국에선 연방 상원의 의장을 부통령이 겸하게 돼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할 경우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상원 의장으로서 캐스팅보터를 쥐게 된다는 뜻이다. 사실상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는 시나리오다.

포트핏캐피탈그룹의 댄 아이 자산배분 및 주식리서치 본부장은 "증세를 원하지 않는 시장은 백악관과 상원을 다른 정당이 차지해 정책의 교착이 발생하는 '분할정부'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뉴캐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콜위크 연수원에서 보육·간호 분야에 10년간 925조 원을 투입하고 3~4세 무상보육 등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뉴캐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콜위크 연수원에서 보육·간호 분야에 10년간 925조 원을 투입하고 3~4세 무상보육 등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바이든,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도 역전…굳히면 끝
바이든 후보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역전에 성공하며 대권에 한발 더 다가섰다.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거둔다면 개표가 끝나지 않은 다른 모든 주를 내주더라도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11시) 현재 개표율 95% 기준으로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바이든 후보는 득표율 49.5%를 기록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49.4%)에 5594표(0.1%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전세를 뒤집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미시간과 위스콘신 주에서도 사실상 역전승을 거두며 총 25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미국 대통령 당선을 위한 선거인단 '매직넘버'인 270명까지 불과 17명을 남겨둔 셈이다.

미 대선에선 전국 득표율과 상관없이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미국 50개주 대부분이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정당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다. 예외는 메인 주와 네브래스카 주 2곳 뿐이다.

따라서 바이든 후보가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승리한다면 개표가 미완료된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네바다 등 나머지 주의 승패와 상관없이 선거인단 20명을 추가하며 매직넘버를 너끈히 채우게 되는 셈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 가운데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선불복' 소송이 변수
다만 바이든 후보의 당선 확정은 대선 불복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기한 소송으로 주별 개표 결과가 뒤집히거나 소송 장기화로 12월14일 선거인단 투표일까지 개표 결과가 확정되지 않는 사태가 없다는 전제에서다.

만약 12월14일 선거인단 투표일까지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미국 대통령 선출 기준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없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이 경우 하원이 대통령, 상원이 부통령을 뽑게 돼 있다.

이때 하원에선 주의 인구 또는 의원 수와 상관없이 주별로 한 표 씩만 행사할 수 있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26개 주, 민주당이 22개 주에서 다수당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구도라는 뜻이다. 부통령을 뽑는 상원도 공화당이 다수다.

만약 차기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20일까지 대통령이 결정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이 임시 대통령 직을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과정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군 또는 자신을 지지하는 민병대까지 동원하려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칫 민주당을 지지하는 민병대 또는 트럼프 대통령에 항명하는 연방군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는 최악의 내전 사태까지 우려된다.

미국에서 실업수당 청구를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미국에서 실업수당 청구를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
美 코로나 속에도 일자리 급증…실업률 6.9%로 뚝
미국의 고용지표는 호조였다. 올 봄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충격으로 급감했던 미국의 취업자 수가 급증하면서 실업률이 뚝 떨어졌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취업자 수는 63만8000명 늘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53만명(마켓워치 집계)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실업률은 전월 7.9%에서 6.9%로 1%포인트 낮아졌다.

미국에선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가 본격화되면서 4월 한달에만 약 20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미국에서 앞서 약 10년 동안 창출된 일자리가 불과 한달 만에 증발한 셈이다. 그러나 이후 경제활동이 일부 재개되면서 5월과 6월에 각각 272만개, 479만개씩 일자리가 회복됐다.

코로나19 관련 봉쇄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월 미국의 실업률은 3.5%로 약 50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두달 동안 대규모 실업자가 쏟아지면서 4월엔 실업률이 14.7%까지 치솟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최대치였던 1958년 2월의 10.2%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상원 아직 몰라"…'블루웨이브' 우려에 美증시 주춤 [뉴욕마감]
하룻새 12만명...美 코로나 환자 폭증에 유가 4%↓
미국에서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석유 수요 둔화 우려에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12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65달러(4.3%) 떨어진 37.1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내년 1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33달러(3.3%) 내린 39.60달러에 거래됐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스(worldometers)에 따르면 전날 미국은
12만3718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달러는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31% 떨어진 92.2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반면 금값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4.70달러(0.2%) 상승한 1951.50달러에 마감했다. 대개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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