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스니커즈 전문 리셀러 "900% 수익까지…대박 여러번"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11.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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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공모주 빰 때리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 리셀러 강문수씨 인터뷰

편집자주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투자가 국민 재테크로 부상했다. 하지만 한 두 주라도 배정받으려면 억대 청약증거금을 내야해 일반인에겐 말그대로 '그림의 떡'. 1020 사이에선 스니커즈 리셀로 공모주 뺨치는 수익을 올리는 '스니커테크(Sneaker Tech)'가 유행이다.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스니커즈 리셀시장과 투자방법, 성장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전문 스니커즈 리셀러 강문수씨가 다양한 스니커즈 상자들 앞에서 에어 조던4 유니온 오프 느와르 스니커즈를 들고 서 있다. 전문 스니커즈 리셀러 강문수씨가 다양한 스니커즈 상자들 앞에서 에어 조던4 유니온 오프 느와르 스니커즈를 들고 서 있다.


"Z세대가 스니커즈에 열광하는 것은 젊은 사람들이 주식을 좋아하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득이 되는 것을 원하는 심리죠. 젠지(Gen-Z) 세대는 하나의 문화로서 스니커즈를 좋아하는데, 이 스니커즈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도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

88년생 강문수씨(33·사진)는 일본에 스니커즈 리셀(resale·재판매) 매장을 소유한 전문 리셀러다. 어릴 적부터 스니커즈를 좋아했던 그는 일본 문화복장원 패션유통과를 졸업한 뒤 2018년 스니커즈 전문 리셀을 시작했다. 현재 강씨가 보유 중인 스니커즈는 약 400족, 시장 가치로 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



그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주식에 열광하지만 스니커즈는 주식의 요소를 갖춘 데다 패션 아이템으로 착용할 수도 있는 아이템"이라며 "싸게 구했지만 그 가치가 올라갈 여지가 있고, 친구들이 부러워하고, 수집의 중독성까지 있다"고 말한다.

한정판 스니커즈 발매가 본격화된 것은 2000년 초반이다. 2000년에 10대를 보낸 Z세대에게 스니커즈가 갖는 의미는 절대적이다. 특히 이들에게 나이키는 끊임없이 매력적인 한정판 스니커즈를 발매한 '빅 픽쳐(큰 그림)'를 가진 존재였다.



당시 국내에서는 나이키의 한정판 스니커즈 발매가 매우 제한적이었기에 스니커즈 매니아들은 동대문 보따리상을 통해 운동화를 구했다. 전국에 딱 한 족 뿐이던 한정판 운동화는 당시 10대에게 보물 같은 존재였다. 그걸 소유함으로써 주변의 시선이 달라지고 모두가 그 신발을 부러워하는 '스니커헤드(스니커즈에 열광하고 수집하는 사람들)' 문화가 형성됐다. 게다가 얼마 정도 신다가 취득한 가격보다 더 비싼 값에 되팔고 다른 스니커즈를 구할 수도 있었다.

33세 스니커즈 전문 리셀러 "900% 수익까지…대박 여러번"
강씨는 "10년 전 소수의 매니아들이 즐겼던 1020세대의 스니커즈 문화가 전 세계적인 붐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제는 그들만의 시장에서 모두의 시장으로 스니커헤드 문화가 보편화되며 리셀 시장도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 리셀러로 일하면서 스니커즈로 대박을 낸 적은 여러 번이다. 아디다스 이지부스트 초기 제품을 30만원 정도에 정가 구매해 약 240만원에 팔았다. 8배 오른 가격에 되팔아 900% 수익을 낸 셈이다. 그는 "이 신발보다 더 많이 오른 스니커즈도 많았지만 고점 매도를 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리셀도 "주식처럼 '매매 타이밍'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니커즈 시장에 뛰어드는 플레이어가 늘면서 가치가 높은 운동화를 구하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가족, 친구 명의로 한정판 운동화 추첨에 응모하면 당첨 기회가 많았다. 선착순 발매도 매장 앞에서 밤새워 기다린 뒤 스니커즈를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리셀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당첨 기회가 희박해졌다. "이제는 스니커즈를 구하기 위해 '정보'가 중요해졌다"며 "발매 정보와 다수 ID를 확보하는 것, 그리고 매매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성공적인 리셀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올해 화제의 스니커즈였던 '에어디올'은 발매 직후 2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1000만원 초반까지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스니커즈 리셀도 한정판 운동화의 가치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매매 타이밍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강또치의 FOOT FOOT한 도쿄생활'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인 강 씨는 "스니커즈 리셀은 취미와 재테크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시장"이라며 "10년 넘게 운동화를 수집했지만 질리지 않고 오히려 중독성이 있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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