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강타한 말리산 '괴물' 케이타의 등장…순위도 '지각변동'

뉴스1 제공 2020.11.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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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4연승 질주

KB손해보험 케이타가 23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KOVO 제공)© 뉴스1KB손해보험 케이타가 23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KOVO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V리그 남자부에 말리 출신 '괴물'이 떴다. 2001년생으로 아직 10대인 노우모리 케이타(KB손해보험)가 혜성처럼 등장해 팀의 4연승을 질주했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KB는 5일 현재 승점 11로 OK금융그룹(승점 10), 대한항공(승점 10) 등을 제치고 순위표 최상단에 자리하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V리그 남자부의 최고 화두는 케이타다.



2020-21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B손보 유니폼을 입은 케이타는 지난 7월초 입국부터 화제가 됐다. 세르비아에서 머물다 한국에 들어왔는데 입국 과정에서 진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무증상 감염 판정을 받은 것.

이로 인해 한 달 가깝게 격리되면서 팀 합류가 늦었지만 케이타는 모든 것을 상쇄시키는 어마어마한 점프로 이상열 KB손보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감독은 "합류가 늦어 걱정했는데 첫 날 훈련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다행이다'란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 나이가 어려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장 206㎝ 인 케이타는 최대 스파이크 높이가 372㎝에 달한다. 네트 높이가 243㎝인 것을 고려했을 때 엄청난 높이다.

케이타는 4경기서 163득점(경기당 평균 40.7점), 공격성공률 57.53%(2위)를 자랑한다. 오픈 1위, 후위공격 2위, 서브 2위 등 공격 지표 전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3일 대전 삼성화재전에서는 혼자 53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3-2 승리를 견인했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공격점유율 92.31%를 기록하면서도 혼자 9득점을 올려 화제가 됐다.


케이타는 원래 레프트 출신이라 라이트 외 전위에 자리해도 크로스로 뽑는 각도 큰 공격에 능하다. 점프와 힘이 좋아 웬만한 블로킹으로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

장병철 한전 감독은 "국내 선수들만으로 케이타의 스파이크를 막아내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KB손해보험의 4연승을 견인한 케이타.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KB손해보험의 4연승을 견인한 케이타.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아프리카 말리 출신인 케이타는 흥이 넘친다. 스파이크를 성공시킬 때마다 화려한 세리머니는 기본이다. 음악이 있으면 어디에서든 춤을 춘다.

배구 코트를 벗어나면 야채보다는 고기를 좋아하고, 쉬는 시간 숙소서 게임하길 좋아하는 천상 10대 소년 같은 모습도 있다.

케이타는 팀과의 궁합도 잘 맞는다. 훈련 시간 외에는 프로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이상열 감독은 코트 안팎에서 보여주는 케이타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최대한 존중하려고 한다.

이 감독은 "지금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 굳이 쉬는 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든지 등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나"라며 "잘 할 때는 계속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고 했다.

케이타는 입단 당시 "매 경기 이기고 싶고, 우승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KB손보였기에 많은 이들이 물음표를 보냈지만 4경기 만에 V리그를 지배하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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