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유력…삼성·LG '화웨이 수출 규제' 풀릴 수 있나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0.11.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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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AFPBBNews=뉴스1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AFPBBNews=뉴스1


조 바이든 후보의 대선 당선이 유력시되자 중국 화웨이에 대한 수출 규제 허가 여부에 국내 산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 기조를 포기하진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전 세계 모든 반도체 업체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는 극단적 조치는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바이든 화웨이 직접 언급 안해…MS·애플 등 바이든에 후원금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대(對) 화웨이 수출 허가(라이선스)를 발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9월 말쯤 일부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한해 중국 수출 허가를 처음 받았다. 반면 똑같은 OLED 패널을 만드는 LG디스플레이 (10,580원 ▼50 -0.47%)와 반도체 공급사인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는 아직 수출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전지에서 개표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막판 변수가 남아있지만 바이든 후보의 당선 유력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물론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 시절부터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더라도 중국 견제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는 아직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 IT(정보·기술) 기업에 대해 뚜렷한 반대 입장을 내놓은 적은 없다. 특히 바이든 캠프에 가장 많은 후원금을 낸 기업 7곳 중 5곳(구글 모회사 알파벳, MS·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이 중국과 거래금액이 상당한 실리콘 밸리 기업이므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중국의 제재 수위는 낮출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LG디스플레이의 화웨이 수출 허가는 무리 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 미 상무부가 화웨이로의 수출 허가를 내준 기업을 보면 소니(센서), 미국 시냅틱스(터치IC) 등으로 대부분 반도체 핵심 기술과 무관한 부품을 취급한다.

상원은 공화당 '장악'…화웨이 수출 완화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스마트폰의 핵심인 반도체에 대해서는 미 상무부가 아직 어떤 승인도 내주지 않고 있다.이에 따라 반도체 메모리가 없는 화웨이가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부품만 사갈 지는 미지수다. 올 3분기 화웨이의 긴급 메모리 발주로 호실적을 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바이든 후보의 입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만약 바이든 후보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화웨이 수출 규제를 푼다면 '넘어야 할 산'이 또 하나 있다. 미국 대선과 함께 진행된 상·하원의원 선거에서 대외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상원의 민주당 장악이 실패로 끝나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후보도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최근 미 상무부에서 5G(5세대 통신) 용도를 제외하고 화웨이 관련 라이선스 발급 기류가 감지되는 등 세부 규제 내용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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