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반전드라마 쓰는 트럼프…한국증시 영향 세가지 시각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김소연 기자, 강민수 기자 2020.11.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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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알링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대선캠프 사무실을 찾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모들을 격려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알링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대선캠프 사무실을 찾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모들을 격려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할 미국 대선이 혼전이다. 약세 전망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던 일반적 관측과 다른 양상이다.

그만큼 이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될 경우 주식시장에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가 사전·우편투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장기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변수다.



4일 오후 3시(한국시간) 현재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서 바이든 후보를 꺾었다. 이곳은 6개 핵심 경합주 중 가장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어 특히 관심이 집중됐다.

현재까지 바이든 후보가 224명, 트럼프 대통령이 21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집계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우위를 점하고 있어 당선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휩쓰는 '블루 웨이브'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외로 선전하면서 증시에는 단기적으로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경기부양책 규모가 바이든보다 작은 만큼 경기부양책이 축소될 경우 실망감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2조2000억달러(약 2500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추진한 반면 공화당은 그보다 적은 1조9000억달러를 제시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두고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산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한국의 차별적인 매력은 유지될 전망"이라며 "남·북·미의 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한국 금융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정치 스타일상 글로벌 증시의 불안정성이 역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이후 더 강도 높게 중국을 압박하게 되면 한국도 피곤해질 것"이라며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금융시장의 불안정성도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외환딜러가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뉴스를 지켜보며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외환딜러가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뉴스를 지켜보며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선거 결과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대선이라는 중요한 이벤트가 끝난 이후 불확실성 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두 달 가까이 시장 안정조치, 추가 경기부양책 등이 미뤄졌다"며 "이런 변수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 역시 3일(현지시간) CNBC에 "사람들이 정치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 S&P500 지수 역대 자료를 보면 특정 정당의 집권과 장기적인 주가 변화는 별로 관련성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가 개표 문제로 법정까지 갔던 2000년 대선 이후에도 장기적인 흐름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변수는 선거의 정확한 마무리 시점이다. 만약 우편투표를 끝까지 확인하고 재검표 요구까지 이어질 경우 시장이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트럼프 재선이 확정적이더라도 바이든의 승복 여부가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컨센서스와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교통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4.01p(0.60%) 오른 2357.32, 코스닥은 8.51(1.04%) 상승한 829.97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NAVER (184,400원 ▲100 +0.05%), 카카오 (46,650원 ▼350 -0.74%) 등 인터넷 관련주와 에이스테크 (1,984원 ▲1 +0.05%), 서진시스템 (26,300원 ▼750 -2.77%) 등 5G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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