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분기마다 실적 '골든벨'…사상 최대실적 비결은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0.11.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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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분기마다 실적 '골든벨'…사상 최대실적 비결은


“거함(巨艦)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에도 분기별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종근당 (100,400원 ▼1,200 -1.18%)에 대한 제약업계의 평가다. 경쟁사에 비해 다소 늦은 지난해 처음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종근당은 올해 3분기 만에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한 데다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그 배경에는 전략적으로 도입한 전문의약품(ETC) 3인방의 선전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근당의 3분기 매출은 3575억원으로 전년 동기 2805억원 대비 27.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8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203억원 대비 139.5% 늘었다.

3분기 누적으로 보면 매출은 지난해 7808억원에서 963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560억원에서 1109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는 지금까지 종근당이 기록한 3분기 누적 최대실적이다. 지난해에는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한 1조786억원에 영업이익 77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영업이익 개선이 두드러진다. 종근당의 영업이익은 2017년 700억원대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770억~780억원대를 오르내렸다. 하지만 올해 3분기만에 누적 1000억원을 넘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지난해 2배 수준인 15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종근당 분기마다 실적 '골든벨'…사상 최대실적 비결은
전략도입 효자 3인방...반사이익 겹치면서 급성장
이 같은 호실적은 기존 제품의 견조한 성장세와 최근 3년간 전략적으로 도입한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 등 전문의약품들의 판매 호조 영향이 컸다.


프리베나는 전년도 3분기 누적 매출이 126억원에서 올해 537억원으로 4배 이상 늘면서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케이캡 매출은 같은 기간 225억원에서 483억원으로, 프롤리아 매출도 194억원에서 398억원으로 각각 2배 넘게 증가했다.

실적이 가장 크게 증가한 프리베나는 코로나19(COVID-19)와 독감(인플루엔자)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로 폐렴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매출이 급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했던 영업 마케팅을 지난해부터 만성질환자, 기저질환자 등 세균성 폐렴 위험성이 높은 환자군 중심으로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종근당의 설명이다.

케이캡의 경우 경쟁약물의 판매중단으로 반사이익을 거둔 케이스다.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체 발암 추정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 초과 검출 문제로 라니티딘(Ranitidine) 성분의 의약품에 대해 판매중지 명령을 내렸다. 케이캡은 P-캡(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의 대체약물이다.

프롤리아의 경우 보험급여 기준 확대 영향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제품이다. 지난해 4월부터 골다공증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로 급여가 확대되면서 사용 빈도가 대폭 늘었다. 종근당은 전국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1차 치료제 마케팅 활동에 주력했다. 그 결과 기존 골다공증 치료제로 많이 쓰이던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시장점유율은 2017년 72%에서 지난해 58%까지 하락했다. 올해는 47%로 예상된다. 반면 프롤리아는 34%의 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이 치료용 항체 신약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종근당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이 치료용 항체 신약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종근당
힘 보태는 신제품...R&D 효과는 내년 이후부터
기존 공동판매 제품이 앞에서 끌었다면 신제품은 후방을 든든하게 지원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4억원에 불과했던 비만치료제 큐시미아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15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1분기 5억원으로 시작한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네스벨도 2~3분기에 3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머시론, 미나린, 네비도 등 신제품도 3분기에만 각각 10억~2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뒤를 받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종근당의 연구개발(R&D) 효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상 중인 신약의 안전성과 효능·효과가 확인되면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도 기대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임상2a상이 완료돼 기대를 모은 종근당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CKD-506'은 적응증을 염증성 장질환(IBD)으로 개발 전략을 전환했다"며 "이중항체 'CKD-702'의 임상결과 발표도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일본에서 허가받은 네스벨의 현지 매출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임상3상을 진행할 파트너사를 찾고 있는 종근당의 R&D 모멘텀은 네스벨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 이후 다시 재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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