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류진 풍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사진 왼쪽부터)
통상 대선 후보들의 재계 인맥은 오랜 사적 친분 관계나 출신 학교를 기반으로 한 학맥이 중심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처음 당선될 당시에도 워낙 정치권의 아웃사이더여서 인맥 찾기가 쉽지 않았다.
재계에선 공화당이나 민주당 양당 모두에게 깊은 인맥을 갖는 인물로는 류진 풍산 회장을 꼽는다. 군수사업을 하는 풍산은 선대 때부터 공화당과의 인맥이 깊었고, 이를 기반으로 민주당과도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와튼스쿨을 졸업해 정치인으로는 장하성 주중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동문이지만 깊은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재계 인사로는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 구본걸 LF 회장,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최세훈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강찬수 얼라이드인벤터스매니지먼트 사장, 송경섭 SV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퀴티(PE)본부 대표, 이우현 OCI 부회장 등이 와튼스쿨 MBA 출신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셉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캐리커쳐//사진=임종철 디자인 기자
트럼프의 장녀인 이방카도 와튼 스쿨 출신이기는 하지만 1981년생으로 그와 가까운 국내 동문들도 눈에 띄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더라도 이들 인맥을 통한 재계와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재계의 목소리다.
오히려 공화당 인사들과 오랜 친분을 맺어온 재계 인물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류진 회장 외에도 아버지 부시 행정부부터 미국 내 공화당 인사들과 인연을 맺어온 김승연 한화 회장과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전경련 회장과 한미재계회의 회장을 맡았던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뒤를 이은 조현준 효성 회장, 고 조양호 한진 회장의 뒤를 이은 조원태 회장이 오랜 기간 유지해 온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인맥으로 평가된다.
조셉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와의 인맥도 국내에서 두드러지는 사람들은 없다. 증시에선 '바이든 테마주'로 바이든의 출신학교인 델라웨어대나 시라큐스대학원과 관련된 경영진이 있는 상장사들의 주가가 움직이기도 하지만 이들과 바이든 후보와의 연관성은 거의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기아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 왼쪽부터)
이 시기 국내 정치인들과의 교류는 있어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전 청와대 1차장), 박진 국민의힘 의원(전 외교통일위원장)과 현 정권에선 문정인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과 인연이 있다.
하지만 재계에선 직접적인 인맥이 눈에 띄지 않는다. 조인회 두올 대표이사가 델라웨어 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고, 임준호 한성기업 대표가 시라큐스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지만, 바이든은 이들이 태어나기 전 해당 학교를 졸업해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다른 테마주들도 단지 출신학교만 같을 뿐 인맥이라고 하기에는 연관성이 없어 재계 인맥이라고 불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회장들은 미국 내 사업장 등을 통해 미국 정계와의 연결고리를 갖는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전통적으로 한국 재계는 민주당 쪽보다는 공화당 쪽에 더 많은 인적 네트워크가 있었다"면서도 "누가 대통령이 되던 자국 중심의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현재 미국 대선이 혼란스러운데,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느냐보다는 미국 내 혼란과 갈등 없이 빠르게 대통령이 정해지고, 안정을 찾는 게 불확실성을 없앤다는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