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15분 내 심장마비 가능성 진단한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1.0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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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심혈관 질환 진단검사용 자동 분석 기기'를 시연하고 있다/사진= ETRIETRI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심혈관 질환 진단검사용 자동 분석 기기'를 시연하고 있다/사진= ETRI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마비 등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을 15분 내 미리 알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심혈관 질환을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바이오마커(biomarker) 자동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심혈관 질환시 해당 단백질의 농도가 높아지는 CRP 등 마커 5종을 측정하는 장치다. 바이오마커란 체내 이상 징후를 알아낼 수 있는 물질로 DNA(유전자), 단백질 등의 지표를 말한다.

이 기기는 가정용 전자레인지 크기(490㎜ x 650㎜ x 350㎜)로 기존 상용화된 시스템이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을 해결했다. 이를 통해 시간을 다투는 긴급한 예비 심혈관 질환자가 사전 검사를 대형병원에 가지 않고서도 지역병원에서 쉽고 빠르게 검사받을 수 있다.



심근경색증,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은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의 단계를 거쳐 발생하는 데 혈액 내 약 30 여가지 마커 중 심혈관 질환 발병 시 증가한다고 알려진 CRP, D-dimer 등 5종 마커를 분석해 예측한다.

이를테면 혈전이 있는 경우 혈액 내에서 D-dimer 마커가 발견되는데 혈액 검사 시 해당 농도가 높게 나온다면 심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는 것이다.



연구진은 마커를 감지하는 기술적 원리로 바이오칩 표면에 고정된 고밀도 항체가 시료(혈장) 내 바이오마커를 잡아 특정 파장의 빛으로 바이오마커를 인지, 검출하는 방식을 들었다. 이 분석기술의 핵심인 신호 증폭 기술은 바이오마커의 검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항체가 항원에 반응하면 광신호를 내는 데 더 관찰하기 쉽게 신호를 키워주는 기술이다.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은 쉽게 관찰하지 못하는 낮은 농도의 단백질 검출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자동 분석 시스템 내 혈액 검사 전처리(혈장과 혈구 세포를 분리하는 과정)를 위한 원심분리 기능도 함께 구성했다. 연구진의 모듈을 활용하면 3분 이내에 1㎖의 혈액 전처리를 완료해 쉽고 빠르게 바이오마커 측정이 가능하다.

회전 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시료 및 원심분리, 시료 이동·혼합 등 여러 모듈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해 측정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편차 및 오류도 최소화했다. 동일 샘플 연속 측정 시 측정값의 편차를 뜻하는 재현성은 3.4%로 측정돼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결과를 얻어냈다.

ETRI 허철 진단치료기연구실장은 “심혈관 질환의 조기 예측용 의료기기의 국산화와 소형화로 보건소, 중소 병원, 요양병원 등에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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