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연말까지 하락세…삼성-SK 4분기 실적 '빨간불'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11.0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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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서버 D램 고정가 10월 8~9% 하락…4Q 메모리 업황 둔화로 반도체 수출도 타격 예상

"메모리 가격은 올 4분기 말까지 반등 신호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엔 반등할 수 있곘지만 현재로선 그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3일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 하락세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4분기 메모리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10월 메모리 가격 급락…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에 타격
메모리 가격 연말까지 하락세…삼성-SK 4분기 실적 '빨간불'


관련 업계는 이에 따라 삼성전자 (78,300원 ▲300 +0.38%)SK하이닉스 (174,600원 ▲1,000 +0.58%)의 올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 분기보다 한결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사태에도 올해 양사 실적을 굳건히 뒷받침했던 서버용 D램 수요가 둔화되면서 D램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게 실적부진의 핵심 이유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도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전 분기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지난 3분기 5조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도체 사업이 올 4분기에는 3조~4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에 그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수익성 악화를 이미 전망하기도 했다. 서버 고객사의 재고 조정에 따른 메모리 수요 약세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7~9월까지 3.13달러를 유지하던 월간 D램 고정거래가격은 7개월 만에 3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4분기 메모리 가격둔화가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버용 D램 가격도 4개월 연속 하락하며 전체 D램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 등 서버 고객사들이 2~3분기 쌓아둔 재고가 누적되는 상황"이라며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어 가격 하락은 일정 부분 예상됐다"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 연말까지 하락세…삼성-SK 4분기 실적 '빨간불'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역시 메모리 업황 둔화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발 언택트 특수를 누린 올 2분기 영업이익 1조9467억원으로 선전했지만 올 4분기에는 이 수준의 절반 이하인 8610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칠 전망이다. 오는 4일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452억원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제재를 앞두고 재고 물량을 급히 늘리면서 3분기 메모리 수요가 늘었다 측면이 컸다"며 "4분기 이후는 화웨이 구매 중단 여파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 연말까지 하락세…삼성-SK 4분기 실적 '빨간불'
반도체 수출액 하락세 돌아설 수도…메모리 업화, 내년 초 반등 예상
메모리 가격하락이 현실화된 만큼 올 하반기 내내 선전한 반도체 수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달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86억7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78억6200만 달러) 대비 10.4% 늘었다. 그러나 4분기 내내 메모리 가격 하락이 지속된다면 반도체 수출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다.

업계에선 화웨이를 제외한 중화권 업체들의 모바일 D램 주문 재개와 노트북·PC 판매 호조,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같은 모습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은 기존에 예상했던 움직임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지만 내년 초까지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메모리 제조사들의 재고가 거의 정상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메모리 업황은 단기 조정 후 재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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