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제주시 한림읍 협재 해수욕장에 관광객들이 찾아와 물놀이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하늘길이 8개월 이상 봉쇄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국내여행이 대세다. 온라인여행사(OTA) 부킹닷컴이 최근 한국인 1000여명을 포함한 전 세계 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행객 절반(47%)이 '7~12개월 내 국내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위생'과 '거리두기'가 국내여행 화두다. 여행객 70%는 '관광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길 기대한다'고 답했고, 여행객 2명 중 1명은 '성수기(51%)'와 '사람이 몰리는 곳(48%)'을 피한 이른바 거리두기 여행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컨슈머인사이트
여행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0년 여름휴가 여행 조사' 결과 시·도별 종합만족도에서 제주도와 강원도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제주는 항공·배편을 타야만 닿을 수 있다는 점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추석과 한글날 연휴에만 42만2971명이 찾았다. 수도권에서 자가용으로 갈 수 있는 강원도 역시 켄싱턴 설악밸리 등 주요 리조트들이 연중 내내 주말 만실을 기록할 정도다.
전남 완도군이 올해 신지명사십리 해변에 설치한 멀티플렉스. /사진=뉴시스
언택트를 기반으로 철저한 방역과 쾌적한 환경이 여행객을 이끌었단 분석이다. 완도의 경우 △해수욕장 사전 예약지 △해수욕장 주차장을 이용한 자동차 극장 △해양치유 프로그램으로 이목을 끌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1위는 민관이 협심해 코로나시대 안전하고 쾌적한 해수욕장을 가꿔 얻은 결과"라며 "완도의 청정 자연환경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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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줄었지만 캠핑장은 늘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9월 신형 SUV 차량 무료 시승 기회와 함께 차박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차박 전용 플랫폼 ‘휠핑(Wheelping)’을 선보였다. /사진=뉴스1
'차박'과 '불멍(장작불 보며 멍때리기)'이 여름휴가 기준이 된 셈이다. '거리두기'가 가능한 동시에 '집콕'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단 소식에 아웃도어 용품을 차에 싣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다. 실제 여행·숙박·카지노·마이스(전시·컨벤션) 등 국내 관광산업 전반이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캠핑은 나 홀로 성장세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3분기 관광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관광객 이용시설업 중 일반야영장(캠핑)업은 총 2056개로,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132개가 늘었다.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3분기 여행사가 전분기 대비 131개 줄어든 데 반해, 오히려 캠핑은 호황을 보이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2030 젊은층부터 5060 중·장년층까지 해외여행 대신 캠핑에 빠지면서 여행과 캠핑 수요가 뒤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지난 5월 강원 평창군 봉평면 휘닉스 평창 잔디밭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캠핑 역시 코로나 청정 여행으로 단정할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이동환 캠핑아웃도어진흥원 이사장 겸 캠핑퍼스트 대표는 "캠핑장에서도 개수대나 화장실 등 공용공간이 있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몰려 '풀 부킹'인 캠핑장에선 감염이나 접촉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