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수출 늘었다"…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때이른 낙관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2020.11.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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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27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10.27/뉴스1(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27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10.27/뉴스1


수출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조업일수 증감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이 증가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주요국 경제 셧다운 우려가 커 완연한 수출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49억8000만달러(한화 51조298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계속 감소하다 9월 반짝 증가(7.7%) 했다. 9월 수출 증가에 도움을 줬던 추석연휴(10월 1~3일) 효과가 10월에는 조업일수 2일 감소 효과로 나타나며 수출 통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15대 주요 품목 가운데 7개가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4% 증가하며 4개월 연속 늘었고, 3개월 연속 80억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 수출은 대형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빠르게 서버투자를 재개하고 아이폰 신제품 출시로 부품 수요가 늘어나며 증가했다. 자동차도 1년 전에 비해 5.8% 증가하며 2개월째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2018년 8월 이후 첫 플러스 전환이다. 아이폰이 신규 출시돼 부품수출이 늘었고, 폴더블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확대돼 모바일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석유제품(-50.1%)과 석유화학(-14.2%)은 저유가로 20개월 넘게 부진했다. 선박도 22% 감소했다. 일반기계(-10.6%)와 자동차부품(-9.3%), 무선통신기기(-11.6%)도 수출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EU(유럽연합)와 미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이 각각 9.5%, 3.3% 늘었다. 반면 △중국(-5.7%) △아세안(-5.8%) △중동(-19.2%) △중남미(-17.7%) △일본(-18.6%) 등에 대한 수출은 감소했다. 이 가운데 중국은 8일 연휴로 공장가동률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는 10월 일평균 수출액은 21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 증가한 데서 의미를 찾았다. 일평균 수출이 증가한 것은 9개월 만이다. 일평균 수출액 기준으로는 25개월만에 중국과 미국, EU, 아세안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살아나지 않던 일 평균 수출액이 9개월만에 증가하면서 1년여만에 21억달러를 초과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지난달에 이어 증가했고 바이오헬스 등 신수출 품목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주요 수출 상대국 상황은 결코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서 “세계경제 개선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 경제는 향후 동절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경기부양책 협상 교착상태 지속 등이 경기개선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U에 대해서도 “지난 7월 EU 정상회의가 경제회복기금 설립에 합의했지만 자금조달과 배분 등에 대한 협상 지연으로 내년 초 실행이 불투명하다”며 “방역조치 강화, 경제회복기금 협상 지연,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으로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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