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ESG' 또 치고 나갔다, "2050년 재생에너지로 100% 전력조달"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11.0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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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사진=SK


SK그룹 8개 계열사가 'RE100'에 국내 최초로 가입한다.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뜻이다.

"이상기후 해결 위한 전지구적 움직임…글로벌 최고 수준 ESG 기업이란 신뢰 확보"
1일 SK에 따르면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8개사가 오는 2일 한국 RE100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다.



'RE100'이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인 약속이다. 세계 모든 기업이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15%까지 줄일 수 있다는 인식에서 2014년 영국 런던 소재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 주도로 시작됐다. 지난달 기준 구글, 애플, GM, 이케아 등 263개 기업이 가입했다.

가입 대상은 포춘 선정 1000대 기업 등 주요 다국적 기업이면서 연간 전력사용량이 0.1TWh(테라와트시)를 초과하는 기업이다.



SK그룹은 SK E&S, SK에너지, SK가스 등 가입 대상이 아닌 계열사에서도 자체적으로 'RE100'에 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회사 단위 가입 조건에 따라 이번에는 가입하지 못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OEM 및 기관투자자들의 요구를 감안해 'RE100'과 같은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기로 했다.

SK 8개사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더 클라이밋 그룹의 검토를 거쳐 가입이 최종 확정된다. 'RE100' 가입 후 1년 안에 이행 계획을 제출하고 매년 이행 상황을 점검받게 된다.

SK 8개사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및 한국전력과 계약을 맺고 재생에너지를 공급받는 '제3자 PPA(전력구매계약)', 한국전력에 프리미엄 요금을 지불하고 전력 구매시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인정받는 '녹색요금제', 관련 사업에 대한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이번 가입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이라는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관리 강화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한 발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RE100' 같은 저탄소, 친환경 경영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의 경우 애플이 2030년까지 협력사로부터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제품을 공급받는 청정에너지 프로그램 계획을 지난 7월 발표하자 일주일만에 'RE100' 가입을 선언했다. BMW, 폭스바겐 등도 배터리 제조사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요구 중이다.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적가치(SV) 위원장은 "이상기후 등 전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발생량을 줄이자는 친환경 흐름에 본격 참여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와 에너지 솔루션 등 신성장 사업 육성에 작은 토대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매년 일관된 메시지…더 크고 뚜렷해지는 SK 그룹 ESG 경영 청사진
SK 그룹의 'RE100' 가입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ESG 중시 경영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올 10월 CEO 세미나에서 "모든 관계사가 각자 사업에 맞게 친환경 노력을 꾸준히 추진하라"고 주문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제7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에 초청 연사로 참석해 "기업에 주어진 새로운 책임과 역할을 적극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RE100' 가입 전부터 다양한 친환경 사업 및 활동을 확대해왔다. SK E&S는 지난 9월 새만금 간척지에 여의도 크기(264만㎡·80만평)의 태양광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자로 선정됐다. 발전 규모는 200MW(메가와트)다. SK E&S는 2030년까지 국내외 재생에너지 발전규모를 10GW(기가와트)까지 늘린다.

SK텔레콤은 BEMS(빌딩에너지 관리시스템·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및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새로운 ICT 기술을 활용해 소모 전력을 절감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전국의 사옥 및 교환국사 옥상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발전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SK건설은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경기 화성과 파주에 준공해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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