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빅히트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가 상장 후에 매도했더라면 상당한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현재도 빅히트 주가는 공모가보다 5% 가량 높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매도하면 최소한 손실은 보지 않는다.
그래서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개인투자자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란 상장 첫날 매수 주문을 넣는 것이다. IPO 인기주는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최대 2배로 결정되기 쉽고 또 상한가로 마감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둘째 셋째 거래일에도 주가가 연속 상승할 확률이 높아서 상장 첫날 매수만 할 수 있다면 상당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IPO 인기주는 보통 상장 첫날 매수 주문량이 수백만~수천만주씩 쌓이기 때문에 상장 첫날 매수하는 것도 운이 극히 좋아야 가능하다.
아무튼 상장 첫날 운 좋게 매수했다고 가정해보자. 올해 10월 말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 IPO주는 모두 41개(리츠 제외)다. 올해 신규 상장한 41개 IPO주를 모두 한 주씩 상장 첫날 종가에 매수했다면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우선 10월 15일 상장한 빅히트를 첫날 종가에 매수했다면 현재 투자성적은 –45%다. 일부 투자자들이 “빅히트 때문에 망했다”고 말하는 게 결코 과장이 아니다. 7월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을 첫날 종가에 매수했다면 현재 25.6%의 수익률을 볼 수 있지만, 9월 10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27.6% 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올해 신규 상장한 41개 IPO주의 상장 일주일 후 평균 주가 변동률은 –5.5%다. 그리고 한 달 후는 –7.3%로 더 나빠진다. 두 달 후와 석 달 후의 평균 성적은 –1%대로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신규 상장 후 두 달, 석 달이 넘은 샘플 수가 줄어서 생기는 결과다.
결론적으로 IPO주는 상장 후 평균적으로 하락하며, IPO주를 상장 첫날 매수하는 투자전략이 항상 이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소한 올해 결과는 그렇다.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했다고 억울해하며 IPO주 상장 첫날 매수 주문을 넣는 게 결코 훌륭한 투자가 아닌 것이다.
올해 41개 전체 IPO주 가운데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해 마감한 경우는 10개로 전체의 약 4분의 1를 차지한다. 따라서 41개 모든 IPO주를 배정받지 못하고 만약 일부만 선택적으로 배정을 받았다면 IPO 공모주라도 항상 이익을 보장하는 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올해 41개 IPO주의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평균 성적은 43.5%다. 일주일 후엔 평균 수익률이 35.2%로 감소하고 한 달 후엔 평균 33%대를 기록한다. 석 달을 넘어서면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더 하락하고 6개월 후엔 10%대 중반대까지 떨어진다. 결국 IPO 공모주 투자로 이익을 거두려면 상장 후 곧바로 처분하는 게 최상의 전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41개 IPO주 사례는 IPO주가 확실한 이익을 보장하는 투자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것이 공모주 투자든 상장 첫날 매수하는 전략이든 모두 위험이 뒤따르며 어느 것도 확실하게 이익이 보장된 투자전략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언론에서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 등 ‘따상’을 기록한 IPO 대어주의 화려한 모습만 부각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여기에 미혹돼 IPO주로 대박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기 쉽지만, 원래 IPO주는 매우 위험한 투자다. 몇몇 소수의 IPO주가 상장 후 ‘따상’이나 ‘따상상’ 등 화려한 기록을 세우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평균적으로 하락한다는 사실이 재무학의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IPO주에 끊임없이 미혹돼 투자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행동재무학에서는 IPO 투자에 사람들의 비이성적인 결정과 행동이 많이 작용한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