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커밍아웃" 댓글 단 검사들, 임은정 "우리 잘못" 글엔…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0.10.3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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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사진=뉴스1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사진=뉴스1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이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애사(哀史)'라는 제목의 글로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을 받고 있다"며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날(2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16년 징역형이 확정된 것에 대해 "그때 수사팀에 있던 검사들에게 (BBK 김경준 전 대표에 대한) 상반되는 말을 들었다"며 "적잖은 국민은 김경준이 아니라 우리 검찰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겠다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07년 검찰은 현재와 달리 당시 이명박 대선후보에게 제기된 BBK 주가조작 공모, 다스 차명재산 의혹 등을 모두 무혐의 처리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주 실형 선고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뇌물 상당 부분은 공소시효가 지나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면소 판결을 받은 것, 고(故) 김홍영 검사 상관인 김대현 전 부장검사 불구속기소 등도 짚어냈다.

임 부장검사는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중단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중대한 직무상 범죄라고 기소한 검찰이 이런 범죄를 못 본 체했다"며 "범죄자에게 책임을 따져 묻는 검찰이 정작 정의를 지연시킨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난 동료들이 많아 욕먹을 글인 걸 알지만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속속 이뤄지고 있는 이때에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짧게 쓴다"고 했다.


전날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사법연수원 36기)는 이프로스에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글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을 비판했고, 여러 검사들의 동조 댓글이 남겨졌다.

하지만 임 부장검사에 글에는 비판 댓글이 많았다. A 검사는 "물타기로 들린다"며 "이제 부장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했다.

이에 한 수사관이 "외로운 투쟁으로 개혁을 이끈 임 부장이 그런 류의 정치검사란 말이냐"고 반박하자 B 검사가 "'그런 류의 정치검사'가 뭔진 잘 모르겠으나 후배 입장에선 오인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C 검사는 "후배 입장에서 보기에 정작 자성은 없고 남만 비판하고 있는 건 부장님 자신"이라고 비판했고, D 검사는 "현재 진행되는 이론의 여지 없이 무조건 검찰개혁이고 반대는 무조건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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